암 치료 중에는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어려워져 영양실조 위험이 높아지므로, 한 끼를 많이보다 소량씩 자주 부드럽게 먹이는 것이 핵심이다. 입맛 저하·메스꺼움·금속 맛·소화장애 등 증상별로 음식을 바꾸고, 냄새와 상차림을 조절하면 환자의 부담이 줄어든다. 식단을 바꾸기 전 항구토제, 보충식, 지방 소화 조정 등은 담당 의료진이나 병원 영양팀과 먼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치료 중인 가족이 수저를 자꾸 내려놓으면 보호자 마음이 급해진다. 그런데 한 끼를 많이 먹이려 할수록 환자는 부담을 느껴 오히려 덜 먹는다. 방향을 바꾸는 편이 낫다. 양은 줄이고 횟수는 늘리고, 되도록 부드럽게 만들고, 지금 먹고 싶어 하는 것을 먼저 내는 것이다.
이게 단순한 요령이 아닌 이유가 있다. 한 보도에 따르면 암 환자의 영양실조 유병률은 40~80%에 이르고, 국내 연구에서는 61%라는 결과도 있다. 잘 먹어서 체력을 지키는 일 자체가 치료를 견디는 바탕이 된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는 하루 세 끼 대신 6~8회로 나눠, 배고플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약 두 시간 간격으로 조금씩 먹기를 권한다. 아침에는 일어나기 전 크래커나 마른 토스트를 조금 먹으면 속이 편해질 수 있다.

Inga Seliverstova
입맛이 떨어지는 양상은 날마다, 증상마다 다르다. 아래를 빠른 기준으로 두고, 그날 상태에 맞춰 고르면 된다.
| 증상 | 권하는 음식 | 주의할 점 |
|---|---|---|
| 입맛이 없다 | 계란찜·순두부·닭죽, 두유+바나나 스무디, 영양보충 음료 | 흰죽만 주지 말고 단백질 재료를 섞는다 |
| 메스껍다 | 마른 크래커·토스트, 미지근하거나 찬 음식, 생강차·진저에일 | 기름지고 맵고 냄새 강한 음식은 피한다 |
| 입에 금속 맛이 난다 | 플라스틱·도자기 식기, 새콤달콤한 음료 | 구내염이 심하면 산성 과일·주스는 피한다 |
| 소화가 어렵다 | 저온에서 오래 끓여 부드럽게, 기름기 적게 | 한 번에 많이 말고 반 공기씩 나눈다 |
항암 중에는 후각이 예민해져 조리 냄새만으로도 구역질이 날 수 있다. 가능하면 환자가 없는 공간에서 조리하고, 창문을 열거나 환기를 하면 부담이 준다. 음식을 뜨겁게 두기보다 미지근하거나 차게 식혀 내면 냄새가 덜 올라온다. 냄새가 강한 소고기·생선 대신 달걀, 두부, 가금류, 유제품으로 단백질을 채우는 것도 방법이다.
수분은 따로 챙긴다. 식사 중에 물을 많이 마시면 금방 배가 불러 정작 음식을 못 먹으니, 대부분의 수분은 식사 전후에 조금씩 나눠 마시게 한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억지로 먹이지 않는 것이다. 치료 중에는 면역이 떨어지기 쉬워,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먼저 주고 남기더라도 다그치지 않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먹게 한다.
최근 요리연구가 심영순이 방송에서 전한 투병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70세에 췌장암 진단과 함께 시한부 선고를 받았는데, 둘째 딸이 여섯 달 동안 채소탕을 끓여 매 끼 반 공기씩 하루 다섯 끼로 나눠 드렸다는 내용이다. 토마토·감자·당근·양파에 무와 브로콜리를 더해 저온에서 오래 끓인 수프였다. 심영순은 1년 만에 완치됐다고 했다.
다만 이 대목은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완치'는 본인의 표현이고, 딸조차 "식이로 회복됐다는 말이 많지만 알 수 없다"고 신중하게 덧붙였다. 췌장암은 악액질로 근육이 빠지고 지방 소화가 어려워 먹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든 암이다. 특정 식이가 표준 치료를 대신한다는 근거로 볼 수는 없다. 참고할 지점은 따로 있다. 소화에 무리 없게 부드럽게, 매 끼 조금씩 나눠, 반찬을 바꿔가며 드렸다는 방식 자체는 앞서 본 영양 관리 원칙과 그대로 겹친다.
식단을 바꾸기 전, 다음은 담당 의료진이나 병원 영양팀과 먼저 짚어두면 좋다.
식단 상담이 필요하면 병원 영양사 연결을 요청하면 된다. 보호자가 혼자 판단하기보다, 치료 계획을 아는 의료진과 음식 문제를 함께 다루는 편이 환자에게도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