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가 다시 번지며 겨울철 달걀 수급 불안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달걀을 덜 쓰고도 비슷한 반찬을 만들 수 있다. 달걀은 재료를 붙잡는 결합, 노릇한 부침옷, 부드러운 식감이라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므로 요리에서 달걀이 맡은 일을 알면 대체 재료가 달라진다. 동그랑땡 같은 결합은 전분과 으깬 두부로, 부침옷은 부침가루 반죽물로, 계란찜·계란말이의 식감은 두부로 바꾸되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다시 번지고 있다. 11월 7일 경기 여주시에서 의심축이 확인돼 살처분이 진행됐고, 경기도는 18개 시군에서 긴급 방역 점검에 들어갔다. 산란계 농장으로 번지면 달걀 공급이 줄고 값이 들썩이는 흐름은 겨울마다 되풀이된다. 지난겨울에도 산란계가 대량 살처분되면서 달걀값이 1년 전보다 20%가량 올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럴 때 쓸모 있는 건, 달걀을 아예 끊는 게 아니라 덜 쓰고도 비슷한 반찬을 만드는 요령이다. 핵심은 요리마다 달걀이 하는 일이 다르다는 점을 아는 것이다.

Alexandra Victoria
달걀은 한 가지 기능만 하지 않는다. 반죽이 흩어지지 않게 붙잡는 결합, 재료 겉에 입혀 노릇하게 부치는 부침옷, 그리고 계란찜·계란말이의 부드러운 식감이 대표적이다. 역할이 다르니 한 가지 재료로 모든 달걀 요리를 대신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달걀 대신 뭘 넣지"가 아니라 "이 요리에서 달걀이 하던 일이 뭐지"를 먼저 묻는 게 순서다. 결합이면 결합을, 식감이면 식감을 메우는 재료를 고르면 된다.
동그랑땡이나 완자처럼 재료를 뭉쳐 부치는 반찬에서 달걀은 접착제 역할을 한다. 이때는 으깬 두부에 감자전분이나 부침가루를 섞으면 반죽이 어느 정도 뭉친다. 두부는 물기를 꼭 짜야 질어지지 않는다. 시판 달걀 대체품 상당수가 감자전분이나 타피오카 가루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전분이 결합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애호박전, 깻잎전, 채소전은 보통 재료에 가루를 묻히고 달걀물을 입혀 부친다. 달걀물이 하는 일은 겉면을 코팅해 노릇한 옷을 만드는 것이다. 이 역할은 부침가루에 물을 풀어 만든 반죽물로 대체할 수 있다. 부침가루에는 전분과 간이 이미 들어 있어, 재료에 묻혔을 때 비슷하게 노릇해진다. 색과 고소함은 달걀을 쓸 때와 똑같지는 않지만, 전 자체는 충분히 완성된다.
가장 대체가 까다로운 쪽이 계란찜과 계란말이다. 달걀 특유의 폭신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내는 요리이기 때문이다. 계란찜은 순두부를 데우거나 살짝 쪄서 간을 하면 비슷한 부드러움을 낼 수 있고, 계란말이 자리에는 단단한 두부를 으깨 볶은 두부 스크램블이 들어간다. 강황을 조금 넣으면 노란빛이 돌아 모양도 가까워진다. 다만 맛과 식감이 달걀과 똑같지는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아예 달걀을 쓰지 않는 전도 있다. 녹두를 갈아 부치는 녹두전은 처음부터 달걀 없이 완성되는 요리라, 달걀값이 부담될 때 식탁에 올리기 좋다.
어떤 반찬에서 무엇으로 바꿀 수 있는지 한눈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반찬 | 달걀이 하는 일 | 대체 재료 | 완성도 |
|---|---|---|---|
| 애호박·채소전 | 부침옷 | 부침가루 반죽물 | 거의 비슷 |
| 동그랑땡·완자 | 반죽 결합 | 으깬 두부+전분 | 잘 대체됨 |
| 계란말이 | 부드러운 식감 | 두부 스크램블(강황) | 식감 다름 |
| 계란찜 | 부드러운 응고 | 순두부 찜 | 식감 다름 |
결합과 부침옷이 필요한 반찬은 달걀 없이도 거의 그대로 만들 수 있다. 반면 계란찜·계란말이처럼 식감 자체가 달걀인 요리는 비슷하게 흉내 낼 뿐 완전히 같지는 않다. 달걀값이 오를 때는 바꾸기 쉬운 쪽부터 손대고, 식감이 핵심인 요리에만 달걀을 남겨 두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