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엔 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무 물량이 늘고, 삼치와 굴은 기름이 올라 제철을 맞으며 단감과 사과가 한창이다. 같은 제철 품목이라도 고르는 기준과 보관 조건이 달라 아무거나 집으면 금세 물러지거나 맛이 떨어진다. 빨리 상하는 수산물은 먹을 만큼만, 오래 가는 채소와 과일은 넉넉히 사되 품목별 신선도 기준을 확인하면 주 1~2회 장보기로도 충분하다.
11월 장바구니의 중심은 김장 재료다. 전국 주산지에서 가을배추와 무가 쏟아져 나오면서 품질이 좋아지는 시기다. 여기에 기름이 바짝 오른 삼치와 굴, 단물이 든 단감이 더해진다.
문제는 같은 제철이라도 고르는 기준과 보관법이 품목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그 차이만 챙기면 주 1~2회 장보기로도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오래 가는 것은 넉넉히, 빨리 상하는 것은 먹을 만큼만 사는 게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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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부터 보자. 농촌진흥청 품질 기준으로는 한 포기 2.5~3kg, 길이가 한 뼘 반쯤 되고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이 좋다. 겉잎은 짙은 녹색이고, 밑동 줄기를 눌렀을 때 단단하면서 수분이 느껴져야 한다. 속잎은 너무 진한 색보다 연한 색이 낫고, 속이 지나치게 꽉 찬 것은 오히려 고소한 맛이 덜할 수 있다.
채소는 대체로 같은 크기라면 들었을 때 묵직한 쪽이 수분이 많고 속이 차 있다. 무를 고를 때도 같은 원리가 통한다.
보관은 온도가 관건이다. 배추 같은 잎채소는 0도 내외에서 비닐봉지나 랩으로 습도를 유지하며 두는 게 좋다. 냉장고에 넣을 때 눕히지 않고 세워두면 잎이 덜 눌려 더 오래 간다. 국물이나 찜에 좋은 늙은 호박도 이맘때가 제철이다.
가격도 짚어둘 만하다. 올해 가을배추는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늘어 공급이 넉넉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11월 중순 이후 주산지 물량이 본격적으로 나오면 배추값이 가장 안정되는 흐름이라, 급하지 않다면 중순을 넘겨 사는 쪽이 유리하다. 다만 무는 재배면적이 소폭 줄어 배추만큼의 하락은 기대하기 어렵다. 실시간 시세는 aT 농산물유통정보에서 확인하고 품목을 조정하면 된다.
삼치는 10~11월에 지방이 올라 살이 고소하고 비린내가 적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선을 고를 때 눈이 투명하고, 아가미가 선홍색이며, 살에 탄력과 윤기가 있는지 보라고 안내한다. 살이 무르고 흐물거리는 것은 피한다. 삼치는 지방이 많아 부패가 빠른 편이니, 산 날 바로 손질해 냉장하고 오래 두지 않는 게 좋다.
굴은 겨울로 갈수록 살이 오른다. 봉지 굴은 색으로 판단하는데, 선명한 우윳빛에 광택이 돌고 눌렀을 때 탄력이 있어야 한다. 가장자리의 검은 테두리가 또렷한 것이 신선하다. 냉장은 0~4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12~2월에 집중되므로, 날로 먹기가 불안하면 조리용 굴은 85도 이상에서 1분 넘게 가열하고 맹물보다 소금물로 씻는 편이 낫다.
조개류로는 단맛이 진한 홍가리비가 11~12월 제철이고, 홍게와 대게, 킹크랩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나온다. 주 1~2회 장을 본다면 삼치나 굴은 장 보는 날 먹을 만큼만 사는 게 안전하다.
단감은 11월이 제철이다. 떫은맛을 내는 타닌이 적어 바로 먹기 좋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단단하면서 꼭지가 마르지 않은 것을 고른다.
사과는 저장성이 좋아 0~3도에서 오래 둘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사과가 에틸렌 가스를 내뿜어 옆에 둔 과일이나 채소를 빨리 익힌다는 것이다. 다른 농산물과 섞지 말고 봉지에 따로 담아두자. 큰 것일수록 먼저 물러지므로 큰 것부터 먹는 게 손해를 줄인다. 유자와 석류도 11월에 많이 나온다.
사과와 단감은 오래 가니 넉넉히 사두어도 되지만, 사과만큼은 다른 재료와 떼어 보관하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