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품종마다 산도와 단단함이 달라서 신맛이 강한 홍옥은 가열 요리에, 아삭하고 단 홍로는 생식과 샐러드에 어울린다. 그래서 같은 사과 요리라도 샐러드엔 아삭한 품종을, 구이나 잼·조림엔 가열하면 풍미가 깊어지는 신맛 품종을 고르면 실패가 줄어든다. 많이 사 뒀다면 키친타월로 감싸 구멍 낸 비닐에 넣고 에틸렌에 민감한 과일과 떨어뜨려 냉장하면 몇 주까지 아삭하게 둘 수 있다.
사과를 한 상자 들였다면, 전부 깎아 먹을 게 아니라 품종 성격에 맞춰 쓰임을 나누는 편이 낫다. 산도와 단단함이 품종마다 달라서, 생으로 맛있는 사과와 불에 올려야 빛나는 사과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신맛이 강한 홍옥이 대표적인 가열용이다. 생으로 먹으면 시큼하지만, 열을 가하면 새콤달콤한 풍미가 깊어져 파이나 잼, 타르트에서 제 몫을 한다. 반대로 홍로처럼 단맛이 앞서는 품종은 아삭한 식감을 살려 생식이나 샐러드에 쓰는 편이 자연스럽다. 우리가 흔히 먹는 부사(후지)는 당도가 높으면서 산도도 약간 있어 폭넓게 쓰이고, 과즙이 많아 주스로도 잘 맞는다.
| 품종 | 맛·특징 | 어울리는 쓰임 |
|---|---|---|
| 홍옥 | 신맛이 강함, 가열 시 풍미↑ | 파이·잼·조림 등 가열 요리 |
| 홍로 | 단맛 강함, 아삭 | 생식·샐러드 |
| 부사(후지) | 단맛에 산도 약간, 과즙 많음 | 두루, 주스 |
고를 때는 용도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품종을 집는 게 핵심이다. 어느 쪽이든 들었을 때 묵직하고, 껍질에 멍이나 무른 자국이 없는 것을 고른다. 눌러서 물렁하거나 과육이 푸석하면 오래 저장된 신호일 수 있으니 생식보다는 익혀 쓰는 쪽으로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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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손쉬운 건 샐러드다. 아삭한 사과를 얇게 썰어 셀러리, 호두와 함께 씨겨자를 섞은 요구르트 드레싱에 가볍게 버무리면 된다. 좀 더 서양식으로 가고 싶다면 블루치즈와 호두를 더해 짭짤한 맛과 단맛을 대비시키는 구성도 있다. 샐러드에는 열을 가하지 않으니 단단하고 단맛 있는 품종이 유리하다.
따뜻하게 먹고 싶을 땐 통째로 굽는다. 사과 속을 파내고 버터와 설탕, 호두, 건포도, 계핏가루를 섞은 소를 채운 뒤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굽는다. 굽는 중간중간 그릇에 고인 과즙을 사과 위로 끼얹어 주면 겉이 마르지 않고 윤기가 돈다. 이때는 가열해도 형태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산미 있는 품종이 잘 어울린다.
많은 양을 한 번에 소화하려면 졸이는 쪽이 효율적이다. 얇게 썬 사과를 설탕과 약간의 물에 졸이면 잼이나 콩포트가 되고, 여기에 카레가루와 페퍼론치노, 레몬즙, 식초를 넣고 20~25분쯤 더 졸이면 짭조름한 애플 처트니가 된다. 처트니는 빵뿐 아니라 스테이크나 치즈에 곁들이기 좋다. 조금 퍼석해져 생으로는 아쉬운 사과를 살리기에도 이쪽이 적당하다.
사과는 상온에 두면 일주일 안팎이 한계다. 더 오래 두려면 냉장이 기본이다. 흠 없는 사과를 축축한 키친타월로 감싸 구멍을 낸 비닐봉지에 넣어 채소칸이나 신선실에 두면 몇 주까지 아삭함을 지킬 수 있다. 자료에 따라서는 이 방식으로 약 6주까지 신선함이 간다고 본다.
한 가지 꼭 지킬 것은 '따로 두기'다. 사과는 숙성을 재촉하는 에틸렌 가스를 많이 내뿜는 과일이다. 그래서 에틸렌에 민감한 키위, 감, 배, 오이와 같은 칸에 두면 이웃한 과채가 금방 물러진다. 감자나 양파, 마늘과도 거리를 두는 편이 좋다. 같은 이유로, 숙성이 덜 된 다른 과일을 빨리 익히고 싶을 때는 일부러 사과와 한 봉지에 담아 두는 방법도 쓴다.
마지막으로 상자를 열면 멍들거나 무른 사과부터 골라내 먼저 먹는다. 상한 사과 하나가 내뿜는 가스와 곰팡이가 옆 사과까지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단단하고 저장성 좋은 부사 같은 품종은 뒤로 미뤄 두고, 먼저 물러질 것부터 요리에 돌리면 한 상자를 알뜰하게 비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