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손님을 초대했을 때는 새로 장을 보기보다 냉장고 상비 재료를 조합하는 편이 빠르고 실패가 적다. 메뉴를 데우기·무침·볶음처럼 조리법이 겹치지 않게 짜면 좁은 주방에서도 순서대로 코스처럼 낼 수 있다. 고기 1인분 150~200g, 파스타 100g 같은 기준으로 인원수에 맞춰 양만 조절하면 된다.

손님이 온다는 연락을 받으면 마트로 달려가고 싶지만, 급할수록 새 장보기는 변수만 늘린다. 낯선 재료로 처음 만드는 요리는 실패 확률이 높고, 쓰다 남은 재료는 냉장고에서 시든다. 대신 이미 있는 상비 재료부터 꺼내 펼쳐 놓는 편이 빠르다.
대부분의 집 냉장고에는 달걀, 양파, 대파, 마늘, 두부, 김치, 냉동 고기나 소시지, 파스타면 정도가 있다. 여기에 간장·고추장·올리브유 같은 기본 양념이 더해지면 한 상은 충분히 나온다. 구성의 핵심은 '지금 있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메뉴'를 고르는 것이다.
부족한 한두 가지만 편의점이나 가까운 마트에서 보충하면 된다. 장보기 목록을 다섯 개 안쪽으로 줄이는 걸 목표로 삼자.

Erik Mclean
메뉴 서너 개를 고를 때 맛보다 먼저 볼 것은 조리법이다. 같은 방식으로 만드는 요리가 겹치면 한 화구, 한 타이밍에 몰려 주방이 막힌다.
그래서 조리법을 분산하는 게 원칙이다.
이렇게 나누면 세 요리가 서로 다른 도구와 시간대를 쓰기 때문에 동시에 진행해도 부딪히지 않는다. 밥이나 면 같은 탄수화물 하나, 단백질 메인 하나, 가벼운 채소 하나만 맞춰도 상차림의 균형이 잡힌다.
좁은 주방에서 코스처럼 내는 비결은 요리 실력이 아니라 순서다. 완성까지 오래 걸리는 것부터 시작하고, 식으면 안 되는 것을 맨 뒤로 미루면 된다.
손님 도착 시각을 기준으로 거꾸로 짜는 게 편하다.
먼저 낼 수 있는 찬을 식탁에 깔아두고 메인을 마지막에 올리면, 요리가 하나씩 나오는 코스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메뉴가 정해졌다면 남은 건 양이다. 1인분 기준만 알면 인원수를 곱해 계산하면 된다.
| 재료 | 1인분 기준 | 4인 기준 |
|---|---|---|
| 구이용 고기 | 150~200g | 약 700g~1kg |
| 파스타(메인) | 100g | 400g |
| 쌀 | 70g | 280g |
구이용 고기는 보통 1인분 150~200g, 파스타를 메인으로 낼 때는 한 사람당 100g, 밥은 쌀 70g 정도가 기준이다. 다만 이 값은 '그 요리 하나만 먹을 때'의 양이다. 반찬과 메인이 여러 개인 상차림이라면 각 메뉴를 기준의 70~80%로 줄여도 부족하지 않다.
성비와 식성도 감안하자. 잘 먹는 손님이 많으면 메인을 넉넉히, 가볍게 먹는 자리면 반찬 가짓수를 늘리고 메인 양을 줄이는 편이 낫다. 애매할 때는 밥·면 같은 탄수화물을 조금 더 준비하는 게 안전하다. 모자란 것보다 남는 편이 손님 앞에서는 마음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