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에서 산지 직매입과 박리다매로 값을 낮춘 식자재마트로 소비자 발길이 몰리고 있다. 대형마트와 달리 먹거리 재료에 집중하고 영업 규제도 덜 받지만, 대용량에 혹해 사면 음식물 쓰레기로 이어지기 쉽다. 낱개 단가 확인, 마감 시간대 신선식품 할인, 냉동 보관을 활용하면 싸게 사고 알뜰히 쓰는 장보기가 가능하다.

"오늘 뭐 먹지"를 고민하며 장을 볼 때, 요즘 부쩍 눈에 들어오는 곳이 식자재마트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조금이라도 싼 재료를 찾는 발길이 이곳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로 식자재마트 업계 매출은 최근 10년 새 크게 뛰었는데, 한 업체는 2024년 매출이 4500억 원대로 10년 전보다 약 147%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식자재마트가 싼 데는 이유가 있다. 산지에서 직접 물건을 사들여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고, 당일 현금 결제로 도매가보다 낮은 값에 확보한 뒤 박리다매로 파는 구조다. 여기에 매장 면적이 일정 규모 미만이면 대형마트에 적용되는 의무휴업이나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아, 늦은 밤이나 휴일에도 문을 여는 곳이 많다. 저녁 장을 급하게 봐야 하는 날 요긴한 이유다.

Le Thanh Huyen
가장 큰 차이는 취급 품목과 고객층이다. 대형마트가 식품부터 의류, 생활용품까지 두루 갖췄다면, 식자재마트는 이름 그대로 먹거리 재료에 집중한다. 원래 식당 같은 요식업 사업자를 겨냥해 대용량 위주로 팔았지만, 이제는 대량 구매를 원하는 일반 소비자까지 흡수하고 있다.
가격을 비교해 보면 식자재마트 제품은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PB) 상품과 견줘도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쌀 때가 있다. 특히 정육이나 채소처럼 많이 쓰는 재료를 넉넉히 살 계획이라면 식자재마트 쪽이 유리하다. 다만 저렴한 가격의 이면에서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이 위축된다는 지적도 있으니, 동네 가게와 번갈아 이용하는 균형도 생각해 볼 만하다.

Th2city Santana
식자재마트의 함정은 '싸 보여서 많이 사는 것'이다. 1+1이나 대용량 할인에 혹하기 쉽지만, 낱개 단가를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가끔은 낱개로 사는 편이 더 싸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묶음으로 파는 경우도 있다. 대가족이 아니라면 무리한 대용량은 결국 음식물 쓰레기로 돌아온다.
특히 1·2인 가구가 전체의 3분의 2에 이르면서, 장보기 공식도 '많이 살수록 싸다'에서 '필요한 만큼 사고 남기지 않는다'로 바뀌고 있다. 대용량이 부담스럽다면 지인과 함께 사서 나누는 '소분 모임'을 활용하거나, 소포장 신선식품을 취급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장보기 전 목록을 적고, 배가 고픈 상태로는 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동구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Kate Trifo
식자재마트를 제대로 쓰려면 타이밍과 보관이 핵심이다. 문 닫기 30분에서 1시간 전에 가면 과일, 채소, 생선, 조리식품 같은 신선식품을 할인가에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날 저녁이나 다음 날 아침에 바로 쓸 재료를 노리기 좋은 시간대다.
넉넉히 산 재료는 보관이 관건이다. 시금치 같은 잎채소가 남으면 살짝 데쳐 물기를 꼭 짠 뒤 냉동해 두었다가 볶음이나 국에 넣으면 버릴 일이 없다. 대파는 송송 썰어, 고기는 한 끼 분량씩 나눠 냉동하면 '오늘 뭐 먹지'가 막막한 날에도 냉동실이 든든한 반찬 창고가 된다. 결국 식자재마트는 싸게 사는 곳이라기보다, 계획해서 사고 알뜰히 쓰는 곳이라고 보는 편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