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라떼의 성패는 쑥가루를 바로 우유에 붓지 않고 소량의 뜨거운 물에 먼저 개어 페이스트로 만든 뒤 우유와 섞는 순서에서 갈린다. 쌉싸름한 맛은 고운 분말을 체에 걸러 쓰고 연유 같은 단맛과 우유·크림의 유지방으로 눌러 주며, 쑥가루 양을 우유에 비해 적게 잡으면 균형이 잡힌다. 바로 녹는 편리함이 중요하면 쑥 페이스트를, 단맛과 농도를 자유롭게 맞추고 싶으면 쑥가루를 고르고, 따뜻하게 낼지 차갑게 낼지에 맞춰 베이스 농도를 조절하면 된다.
집에서 쑥라떼를 만들 때 먼저 정할 것은 재료 형태다. 쑥가루는 쑥을 쪄서 말린 뒤 곱게 빻은 분말이고, 쑥 페이스트(쑥앙금)는 이미 반죽 형태로 농도와 단맛이 어느 정도 잡혀 있는 재료다.
선택 기준은 단순하다. 페이스트는 숟가락으로 떠서 우유에 바로 녹이면 되니 빠르고, 쌉싸름함도 덜한 편이다. 대신 단맛이 정해져 있어 조절 폭이 좁다. 쑥가루는 손이 한 번 더 가지만 단맛과 진하기를 내 입맛대로 맞출 수 있다. 쑥 본래의 향을 또렷하게 즐기고 싶다면 쑥가루 쪽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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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가루를 따뜻한 우유에 바로 털어 넣으면 가루가 뭉쳐 덩어리가 지고, 입안에 텁텁하게 남는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컵이나 작은 볼에 쑥가루를 넣고, 뜨거운 물을 아주 조금만 부어 되직한 반죽처럼 갠다. 거품기나 작은 숟가락으로 원을 그리듯 저으면 가루 덩어리가 사라지고 표면이 매끄러워진다. 이렇게 페이스트 상태를 만든 뒤에 우유를 조금씩 부어 가며 풀어야 덩어리가 생기지 않는다.
분량은 1잔 기준으로 쑥가루 1작은술에 뜨거운 물 50ml 정도로 개고, 우유 150ml 안팎을 더하는 비율이 무난하다. 쑥가루 입자가 거칠게 느껴진다면, 갠 쑥물을 고운 체에 한 번 걸러 넣으면 목 넘김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쑥의 쌉싸름함 자체는 쑥라떼의 개성이지만, 과하면 쓴맛으로 느껴진다. 쓴맛을 누르는 방법은 몇 가지가 겹쳐 작동한다.
가장 기본은 쑥가루 양을 우유에 비해 적게 잡는 것이다. 진하게 하려고 가루를 많이 넣으면 향보다 쓴맛과 텁텁함이 먼저 올라온다. 여기에 연유나 꿀 같은 단맛을 더하면 쌉싸름함이 둥글어지고, 우유와 생크림의 유지방이 쓴맛을 감싸 부드럽게 만든다. 카페 쑥라떼가 유독 부드러운 이유도 연유와 크림을 넉넉히 쓰기 때문이다.
단맛은 한 번에 많이 넣지 말고 조금씩 더하며 맞추는 편이 실패가 적다. 쑥가루 자체가 쓴맛이 강하다면, 고운 미세분말 제품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체감이 달라진다.
같은 베이스라도 온도에 따라 맛이 꽤 달라진다.
따뜻한 쑥라떼는 데운 우유에 쑥 베이스를 섞으면 향이 위로 올라오고 맛이 부드럽게 퍼진다. 쑥 향을 즐기고 싶을 때 어울린다. 반면 아이스는 얼음이 녹으면서 맛이 옅어지기 때문에, 베이스를 조금 더 진하게 타고 단맛도 살짝 올려 두는 편이 균형이 맞는다.
재미있는 점은, 차갑게 마시면 쌉싸름함이 덜 도드라진다는 것이다. 쑥의 쓴맛이 부담스러웠다면 아이스로 먼저 시도해 보고, 익숙해지면 향이 진한 핫으로 넘어가는 순서도 괜찮다.
한 가지 더, 우유를 데울 때는 끓이지 말고 김이 살짝 오르는 정도까지만 데운다. 너무 뜨거우면 우유 특유의 비린내가 올라와 쑥 향을 가린다.
쑥은 고소한 맛과 잘 어울려서, 일반 우유 대신 두유나 오트밀크로 바꾸면 또 다른 느낌이 난다. 두유는 콩의 고소함이 쑥의 풀 향을 받쳐 주고, 오트밀크는 은은한 단맛이 있어 감미료를 조금 줄여도 된다.
다만 식물성 음료는 유지방이 적어 질감이 가벼운 편이다. 카페처럼 묵직한 질감을 원한다면 크림을 조금 더하거나, 우유와 두유를 반씩 섞어 균형을 잡아 보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