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가구가 전체의 36.1%로 늘면서, 혼자 저녁을 차리는 사람이 겪는 가장 큰 낭비는 요리 실력이 아니라 남아서 버리는 재료다. 재료가 서너 가지 이하이고 소분·냉동이 쉬운 메뉴를 먼저 고르면 버리는 재료와 조리 시간을 함께 줄일 수 있다. 메뉴를 고를 때 남는 재료를 이틀 안에 다시 쓸 계획이 있는지, 한 팬으로 끝나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통계청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2024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6.1%, 804만 5천 가구다. 혼자 저녁을 차려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어려운 건 조리법이 아니라 재료 단위다. 두 명 몫으로 묶여 나온 채소 한 봉지, 반만 쓴 두부 한 모가 냉장고 안에서 시들다가 결국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
그래서 1인 저녁의 첫 기준은 맛이 아니라 재료 개수여야 한다. 재료가 서너 가지를 넘지 않고, 한 끼에 대부분 소진되는 메뉴를 먼저 고른다. 그러면 남는 양이 애초에 적고, 남더라도 다음 끼니로 넘기기 쉽다.

Markus Winkler
달걀덮밥, 채소된장국, 김치볶음밥, 두부조림. 이름은 평범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주재료가 두세 가지이고, 밥이나 김치처럼 이미 집에 있는 것을 뼈대로 쓴다는 점이다. 새로 사야 하는 재료가 적을수록 남기는 양도 줄어든다.
특히 달걀은 1인 저녁의 중심 재료로 삼을 만하다. 낱개로 쓸 수 있어 남는 개념이 거의 없고, 덮밥·국·부침 어디에나 들어간다. 오늘 달걀덮밥을 했다면 내일은 같은 달걀로 국을 끓이는 식으로, 한 재료를 서로 다른 요리로 돌려 쓰면 장보기 자체가 단순해진다.
반대로 피해야 할 건 재료가 대여섯 가지씩 들어가는 '제대로 된' 요리다. 한 번 해 먹자고 산 재료들이 대부분 한 번만 쓰이고 남는다. 혼자라면 그 화려함의 대가를 냉장고가 치른다.
재료를 아예 안 남기기는 어렵다. 중요한 건 남은 재료를 쓰는 순서다. 냉장고 속 재료는 상하는 속도가 제각각이라, 무작정 손에 잡히는 것부터 쓰면 정작 급한 것을 놓친다.
순서는 단순하게 잡으면 된다. 상추·시금치 같은 잎채소와 대파 잎이 가장 먼저 무르니 먼저 쓰고, 그다음이 애호박·오이처럼 수분 많은 채소, 마지막이 양파·당근·감자 같은 단단한 뿌리채소다. 뿌리채소는 며칠 더 버티므로 급하지 않다. 이 순서만 지켜도 '몰라서 버리는' 재료가 확 줄어든다.
대파는 특히 남기기 쉬운 재료라 보관법을 따로 챙길 만하다. 씻어 물기를 뺀 뒤 송송 썰어 밀폐용기에 담고 식용유를 한 큰술 정도 섞어 냉동하면, 조각이 서로 뭉치지 않아 필요한 만큼만 떼어 쓸 수 있다. 자르고 남은 파뿌리는 버리지 말고 따로 냉동해 두었다가, 멸치 육수나 닭 국물을 낼 때 두세 개 넣으면 잡내를 줄이고 국물 맛을 살린다.
혼자 사는 사람이 요리를 미루는 진짜 이유는 조리보다 준비다. 매일 저녁 씻고 다듬는 일이 반복되면 그냥 시켜 먹게 된다. 이 손질을 장 본 날 한 번에 몰아서 끝내 두면 평일 저녁이 가벼워진다.
장을 본 날, 채소를 한꺼번에 씻어 물기를 빼고 쓸 만큼 썰어 소분해 둔다. 대파는 위에서처럼 냉동하고, 애호박이나 당근은 볶음용으로 미리 썰어 둔다. 이렇게 해 두면 저녁에는 팬 하나 올려 데우고 볶는 단계만 남는다.
메뉴도 조림과 볶음처럼 한 냄비, 한 팬으로 끝나는 쪽이 설거지까지 줄여 준다. 혼자 먹는 저녁에 정확한 계량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간은 한 숟갈 넣고 맛보며 맞추면 그만이다.
결국 '무엇을 먹을까'보다 '무엇을 사서 어떻게 다 쓸까'가 1인 저녁의 핵심이다. 장 보기 전, 혹은 메뉴를 정하기 전에 아래를 짚어 보면 재료를 덜 버린다.
네 가지 중 두세 개만 맞아도 그날 저녁은 덜 버리고 덜 번거로워진다. 반대로 네 개 모두 어긋나는 메뉴라면, 혼자 먹는 날에는 다음으로 미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