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는 냉장실을 5℃ 이하로 유지하라고 권장하지만, 문칸은 여닫을 때마다 6~9℃까지 오르내려 같은 냉장고 안에서도 자리마다 온도가 다르다. 고기·생선은 가장 찬 아래 안쪽, 유제품·계란은 온도가 안정적인 안쪽 선반, 채소는 야채칸처럼 식품마다 맞는 자리가 정해져 있다. 다이얼을 중간에 둔 채 안심하지 말고 온도계로 실제 온도를 재고, 문칸에는 상하기 쉬운 식품을 두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음식이 자꾸 상한다면 먼저 의심할 곳은 온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냉장실을 5℃ 이하, 냉동실을 영하 18℃ 이하로 유지하라고 권장한다. 실제로는 0~4℃ 사이를 목표로 두면 대부분의 식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문제는 '냉장실을 5℃로 맞췄다'는 설정값과 칸마다의 실제 온도가 같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문칸은 여닫을 때마다 바깥 공기가 들어와 온도가 쉽게 오르내린다. 설정이 3~4℃라도 문 쪽은 6~9℃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온에 가까운 이 자리에 상하기 쉬운 음식을 두면, 온도를 아무리 낮춰도 그 식품만 빨리 상한다.

Eduardo Soares
냉장고 안은 자리마다 온도가 갈린다. 일반적으로 문칸이 가장 따뜻하고 변화가 크다. 반대로 냉장실 아래쪽 안쪽이 가장 차갑고, 위칸은 비교적 온도가 안정적인 편이다.
이 차이를 알면 보관 전략이 단순해진다. 빨리 상하는 것일수록 차고 안정적인 자리에, 비교적 덜 민감한 것은 위칸이나 문칸에 두는 식이다. 음식을 아무 데나 밀어 넣는 습관만 바꿔도 보관 기간이 달라진다.
식약처가 안내하는 식품별 적정 온도와 그에 맞는 자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식품 | 적정 온도 | 두는 곳 |
|---|---|---|
| 어패류·닭고기 | 0~3℃ | 맨 아래 안쪽·신선실 |
| 소·돼지고기 | 1~3℃ | 아래 선반 안쪽 |
| 우유·유제품 | 3~4℃ | 가운데 안쪽 선반 |
| 채소·과일 | 4~10℃ | 야채칸(서랍) |
고기와 생선은 가장 차가운 맨 아래 안쪽이나 신선실에 둔다. 핏물이 다른 음식에 닿지 않게 밀폐 용기에 담아두는 편이 좋다. 우유와 유제품, 계란은 온도가 일정한 안쪽 선반이 제자리다. 채소와 과일은 습도가 유지되는 야채칸이 맞는데, 둘을 섞어두면 과일에서 나오는 성분이 채소를 빨리 무르게 할 수 있어 가능하면 나눠 담는다.
가장 흔한 실수는 온도 다이얼을 '중간'에 맞춰두고 안심하는 것이다. 다이얼을 중간에 둔 상태에서 실제 냉장실이 7~8℃까지 올라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확인은 간단하다. 5천원 안팎의 가정용 냉장고 온도계를 안쪽 선반 가운데에 두고 몇 시간 뒤 읽어보면 된다. 더 정확히 재려면 물을 담은 컵에 온도계를 넣어 측정한다. 음식 온도에 가깝게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재서 4℃ 이하가 나오면 적절하고, 그보다 높으면 설정을 한 단계 낮추고 다시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자리만 바꿔도 되는 실수가 있다. 많은 가정이 계란과 우유를 문칸에 둔다. 손이 가장 잘 닿는 자리라서다. 하지만 온도 조건으로 보면 문칸은 가장 불안정한 위치다.
계란 보관의 핵심은 위치 자체보다 4℃ 이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있다. 그래서 온도가 들쭉날쭉한 문칸보다 안쪽 선반이 낫다. 우유도 마찬가지다. 문칸에는 온도 변화에 둔감한 생수, 음료, 개봉하지 않은 양념류 정도만 두는 것이 안전하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다. 냉장실을 4℃ 이하로 맞추고, 온도계로 실제 온도를 확인한 다음, 상하기 쉬운 식품부터 차고 안정적인 자리로 옮기는 것. 큰돈 들이지 않고 음식이 상하는 빈도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