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가 5월 18일에 맞춰 진행하려던 텀블러 판촉 '탱크데이'가 '탱크'와 '책상에 탁', 503ml 용량까지 겹치며 5·18과 박종철 사건을 조롱했다는 논란을 불렀다. 회사는 문구를 고치고 행사를 중단했지만, 이후 여름 프리퀀시 취소와 맞물려 2분기 184억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기념일과 역사적 함의가 걸린 마케팅을 어떻게 걸러 볼지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탱크데이'는 스타벅스코리아가 5월 18일에 맞춰 진행하려던 텀블러 판촉 행사다. 이름은 텀블러 세 종류인 단테·탱크·나수에서 한 글자씩 따 붙인 것으로, 논란이 된 제품은 'SS 시그니처 탱크 텀블러 503㎖'였다.
말 그대로만 보면 평범한 굿즈 판촉이다. 문제는 그 이름과 문구, 용량, 그리고 날짜가 한자리에 겹쳤다는 데 있었다.

Liana Horodetska
소비자들이 문제 삼은 건 우연이라기엔 여러 요소가 동시에 특정 사건을 가리켰다는 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지적이 번지며 논란이 커졌다.
하나였다면 넘어갔을지 모른다. 그러나 날짜와 단어, 문구, 숫자가 한 방향으로 모이자 '역사적 비극을 조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터졌고, 일부는 불매로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코리아는 '탱크데이'를 '탱크텀블러데이'로, "책상에 탁!"을 "작업 중 딱~"으로 바꿨다. 하지만 진화되지 않았고, 결국 행사를 중단하고 사과했다.
후속 조치는 빨랐다. 신세계그룹은 당일 SCK컴퍼니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했다. 이어 회사는 여름철 대표 행사인 e-프리퀀시를 올해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사과로 끝나지 않고 인사와 행사 취소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회사도 사안을 가볍게 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논란은 숫자로도 드러났다. SCK컴퍼니는 2분기에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3억원 흑자였으니, 1년 만에 587억원이 나빠진 셈이다. 순매출도 7,473억원으로 6.1% 줄었다.
회사는 부진의 주요인으로 6월 여름 프리퀀시 행사를 진행하지 않은 점을 들었다. 이 행사 취소가 탱크데이 논란 이후 결정됐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파가 실적에 얹혔다고 볼 여지가 크다. 여파는 모기업으로도 번졌다. 이마트의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1,353억원으로 25.2% 줄었는데, 할인점·트레이더스 같은 본업이 두 자릿수로 성장한 것과 달리 스타벅스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다만 매장은 계속 늘어 2분기 말 점포 수는 2,185개로 1년 전보다 49개 많았다.
이번 일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참고할 점을 남긴다. 기업의 기념일 마케팅이 늘 선의로만 읽히지는 않기 때문이다.
판촉을 접했을 때 어색함이 느껴진다면 세 가지를 짚어 보면 판단이 선다. 첫째, 행사 날짜가 특정 역사적 사건이나 추모일과 겹치는가. 둘째, 제품명이나 홍보 문구가 이중으로 읽힐 여지가 있는가. 셋째, 용량이나 번호 같은 숫자가 굳이 특정 사건을 가리키는가. 하나쯤은 우연일 수 있지만, 여러 개가 한 방향으로 모이면 우연으로만 보기 어렵다. 스타벅스 사례가 보여주듯, 이런 겹침은 소비자가 먼저 알아채고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