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5% 넘게 급등하며 WTI가 배럴당 82달러를 넘어섰다. 유가는 물류비·포장재·조리 에너지·배달비를 통해 식자재와 외식 가격의 숨은 원가로 작용해, 이미 오른 밥상물가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제철 재료 활용과 배달비 절약 등으로 장바구니 충격을 줄이는 방법을 정리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뛰었다. 현지시간 8월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WTI가 배럴당 82.13달러로 하루 만에 5% 넘게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에 빠진 데다,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 정유시설 공격까지 겹치며 공급 불안이 다시 커진 결과다.
멀게만 느껴지는 이 소식이 사실은 우리 밥상과 이어져 있다. 기름값은 식탁에 오르는 거의 모든 것의 '숨은 원가'이기 때문이다. 농산물과 수입 식재료를 실어 나르는 물류비, 반찬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 필름, 식당 주방을 돌리는 에너지, 배달 오토바이의 연료까지 모두 유가와 직결된다. 유가가 오르면 이 비용이 줄줄이 따라 오르고, 결국 장바구니와 외식 영수증에 반영된다.

Mike Jones
지금 외식업계는 유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재료비, 인건비, 그리고 에너지·물류비가 한꺼번에 오르는 이른바 '트리플 압박'에 놓여 있다. 여기에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 수입 원재료 부담은 더 커진다. 나프타 가격에 연동되는 포장재와 운송비가 오르면 제조부터 유통까지 전 단계 비용이 밀려 올라가는 구조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이 이 부담을 쉽게 가격에 얹지 못한다는 데 있다.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메뉴 가격을 무작정 올리면 손님이 줄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가 상승분을 당장 다 반영하기보다 버티다가, 한계에 이르면 한 번에 올리는 경우가 많다. 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가격 인상 러시'로 나타나는 이유다. 소비자 입장에선 어느 날 갑자기 단골집 가격이 오른 듯 느껴지지만, 그 배경에는 이렇게 쌓여온 원가 부담이 있다.

Francisco Ferreira
체감 물가는 이미 높다. 올 상반기 서울 기준 삼겹살 200g 평균 가격은 처음으로 2만1000원을 넘어섰고, 삼계탕은 1만8000원대, 냉면·비빔밥·칼국수도 대부분 1만원을 웃돌았다. 가공식품도 예외가 아니어서, 상반기 북어채가 15%가량 오르는 등 고추장·젓갈·간장 값이 줄줄이 올랐다. 쌀 같은 기본 식재료마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 급등이 더해지면 하반기 외식·식품 가격에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다만 유가가 곧바로 다음 주 메뉴판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물류·포장·에너지 비용을 거쳐 몇 주에서 몇 달의 시차를 두고 스며드는 만큼, 호르무즈 협상이 빠르게 풀린다면 부담이 완화될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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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대응은 결국 기본기다. 값이 뛰는 품목 대신 제철 식재료로 눈을 돌리면 같은 예산으로 더 알차게 장을 볼 수 있다. 외식이 부담스러울 땐 배달 대신 포장을 택해 배달비를 줄이고, 대형마트 마감 할인이나 전통시장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부도 하반기 LNG·LPG 할당관세 인하 등으로 에너지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인 만큼, 물가 정책의 방향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유가발 물가는 결국 시차의 문제인 만큼, 미리 알고 대비하면 충격을 한결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