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이 제분업체 6곳의 밀가루 부산물(사료 원료) 가격 담합 혐의를 제재 심의에 올렸고, 관련 매출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공정위조차 육류 가격 영향은 '아주 작았을 수 있다'고 보고 소비자 피해액은 산정하지 못했으며, 담합은 조사 착수로 이미 중단됐다. 장바구니 값을 실제로 흔드는 쪽은 이번 담합보다 사료값 전반의 등락과 가축전염병이라는 점을 구분해 읽는 것이 핵심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이 제분업체 6곳의 가격 담합 혐의를 제재 심의에 올렸다. 대한제분·사조동아원·사조대림·삼양사·CJ제일제당·한탑이 2017년 4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8년 6개월간 매월 밀가루 부산물 판매가격을 맞췄다는 것이다. 담합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은 약 1조4000억원, 과징금은 단순 적용 시 최대 2100억원대로 추산된다.
여기서 품목을 정확히 봐야 한다. 담합 대상은 밀가루가 아니라 제분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즉 밀기울 같은 사료 원료다. 소비자가 사 먹는 밀가루 값이나 축산물 값을 직접 맞춘 사건이 아니다. 또 이번 문서는 심사관 의견일 뿐 최종 결정이 아니며,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2025년 10월 이후 담합은 이미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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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계란값 걱정이 나오는 이유는 사료가 축산 원가의 큰 축이기 때문이다. 사료비는 축산 생산비의 40~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젖소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상 57.9%에 이른다. 사료가 비싸지면 고기와 계란이 비싸지는 구조 자체는 맞다.
문제는 이번 담합 품목이 사료 원료 가운데 '일부'라는 점이다. 배합사료의 주원료는 옥수수와 대두박이고, 밀가루 부산물은 그 일부를 이룬다. 공정위조차 "밀가루 부산물이 사료 원료여서 사료 가격에 일부 직접 영향이 있었을 수 있고, 육류 가격에는 아주 작은 영향이 있었을 수 있다"고만 밝혔다. 축산농가 생산비 부담이나 소비자 피해액은 파악하기 어렵고, 인상 폭도 산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담합이 있었다는 혐의와 그것이 장바구니 값을 눈에 띄게 올렸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래도 전이 가능성을 따진다면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밀가루 부산물이 특정 축종 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비중이 클수록 영향이 커지지만, 공정위의 '아주 작은 영향'이라는 표현은 그 비중이 전체 원가를 흔들 정도는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둘째, 시차다. 생산자 단계 가격은 보통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다. 그런데 이 담합은 이미 중단됐다. 과징금은 과거 행위에 대한 제재이지 앞으로의 사료값을 올리는 요인이 아니다. 지금부터 고기·계란값이 이 사건 때문에 더 오를 것이라는 해석은 성립하기 어렵다.
셋째, 더 큰 변수는 따로 있다. 2026년 5월에도 국산 돼지고기·닭고기·계란 값은 1년 전보다 10% 안팎 올랐는데, 주된 이유는 사료값 전반의 등락과 가축전염병이었다. 밀가루 부산물 담합보다 사료 곡물 국제가격과 질병 상황이 체감 물가를 훨씬 크게 좌우한다.
담합 뉴스 하나로 사재기할 일은 아니다. 다만 축산물 값은 사료와 질병에 따라 꾸준히 출렁이므로, 변동기에 쓸 만한 기준은 챙겨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