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조림, 아삭함은 데치는 시간이 결정한다
연근조림의 아삭함과 부드러움은 재료가 아니라 데치는 시간과 조림 불세기에서 갈린다. 아삭하게 만들려면 3분만 데쳐 찬물에 헹구고 뚜껑을 연 채 센불에서 중불로 15분 안팎 빠르게 조리면 된다. 완성한 조림은 국물을 바특하게 남겨 냉장하면 3~4일 동안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아삭할지 부드러울지는 데칠 때 갈린다
연근조림이 물컹하거나 반대로 질겨지는 건 연근이 나빠서가 아니다. 데치는 시간과 조릴 때 불세기, 이 두 가지가 식감을 거의 결정한다. 아삭하게 먹고 싶으면 짧게 데치고 뚜껑을 연 채 빠르게 조린다. 부드러운 쪽을 원하면 오래 데치고 약불로 천천히 졸이면 된다.
같은 재료로 두 갈래가 나뉘는 지점을 먼저 정리하면 이렇다.
| 구분 | 아삭한 식감 | 부드러운 식감 |
|---|---|---|
| 데치는 시간 | 3분 | 5분 이상 |
| 조림 불세기 | 센불→중불 | 중약불 |
| 조림 시간 | 약 15분 | 20분 이상 |
물 양도 조절한다. 아삭하게는 양념에 물 1컵, 부드럽게는 1.5컵을 잡아 더 오래 조릴 여유를 준다. 이 글은 밑반찬으로 오래 두고 먹기 좋은 아삭한 쪽을 기준으로 잡는다.
손질은 썬 직후 식초물로
Photo by Daniel Lloyd Blunk-Fernández on Unsplash
연근은 자르는 순간부터 갈변이 시작되고 아린맛이 남는다. 그래서 껍질을 벗기고 0.5cm 두께로 썰자마자 식초물에 담근다. 우리의식탁 보관 가이드 기준으로 물 1L에 식초 1큰술이면 충분하다. 10분쯤 담가 두면 색이 하얗게 유지되고 특유의 떫은맛도 빠진다.
두께는 취향껏 조절하되, 얇을수록 간이 빨리 배고 두꺼울수록 아삭함이 오래 간다. 밑반찬용이라면 0.5cm 안팎이 무난하다.
연근 자체를 고를 때도 식감이 갈린다. 들었을 때 묵직하고 겉면에 흠집이 적으며, 잘랐을 때 구멍 안쪽이 하얗고 깨끗한 것이 신선하다. 구멍 안이 거뭇하거나 물러진 것은 이미 오래된 연근이라 아무리 짧게 데쳐도 아삭함이 살지 않는다. 무게로 치면 같은 크기라도 더 무거운 쪽이 수분이 차 있어 조림에 적합하다.
데치고, 조림장을 먼저 섞어 넣는다
데칠 물에는 식초를 조금 넣는다. 갈변을 한 번 더 막고 색을 맑게 잡아 준다. 아삭한 식감이 목표라면 3분만 데치고 곧바로 찬물에 헹궈 열을 뺀다. 이 찬물 헹굼이 여열로 물러지는 걸 막아 아삭함을 잡아 두는 단계다.
조림장은 냄비에 연근을 올리기 전에 미리 섞어 둔다. 간장 4, 설탕 2, 물엿 2큰술에 물 1컵이 기본 비율이다. 처음부터 고르게 섞인 양념에 연근을 넣어야 간이 한쪽으로 몰리지 않는다.
불은 센불로 끓이기 시작해 중불로 낮춘 뒤 뚜껑을 열고 15분 안팎 저어 가며 조린다. 뚜껑을 여는 이유는 두 가지다. 수분이 날아가며 양념이 졸아 연근에 배고, 마지막에 윤기가 난다. 뚜껑을 덮으면 물러지고 색도 탁해진다. 물엿은 처음부터 넣어도 되지만, 마지막 2~3분에 넣고 굴리면 윤기가 더 선명하다.
가장 흔한 실패는 조림 시간을 넘기는 것이다. 국물이 완전히 졸아 없어질 때까지 두면 겉은 타고 속은 딱딱해진다. 냄비 바닥에 양념이 자작하게 남고 연근에 색이 고루 입었을 때 불을 끄면 적당하다. 남은 열로도 조금 더 조려지므로, 원하는 상태보다 살짝 이르다 싶을 때 멈추는 편이 낫다.
며칠 두고 먹을 때 식감 지키기
밑반찬은 결국 보관이 관건이다. 만든 연근조림은 냉장에서 3~4일 정도가 맛과 식감이 유지되는 구간이다. 완전히 식힌 뒤 밀폐용기에 담고, 국물을 바특하게 남겨 함께 담아 두면 연근이 마르지 않아 아삭함이 덜 떨어진다.
먹을 때마다 실온에 오래 꺼내 두지 말고 덜어 먹는 편이 낫다. 남은 생연근이 있다면 이때도 식초물에 담가 냉장하면 3~4일은 무르지 않게 쓸 수 있다. 오래 두고 아삭함을 지키는 원리는 조리든 보관이든 같다. 수분과 열을 오래 머금게 두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