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코스 요리는 런치·디너에 따라 코스 개수와 가격대가 크게 갈리고, 같은 코스명이라도 아뮤즈부시나 프리디저트, 와인 페어링 포함 여부가 다르다. 그래서 가격표만 보고 예약하면 기대와 다른 상을 받기 쉽다. 예약 전에 코스 포함 항목과 콜키지·서비스차지, 기념일 요청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상황에 맞는 코스 유형을 고르는 것이 핵심이다.
같은 레스토랑이라도 런치와 디너는 아예 다른 상이 나온다. 파인다이닝에서 런치는 보통 5~7가지 코스, 디너는 7~10가지 코스로 구성된다. 식사 시간도 런치는 1~3시간, 디너는 2시간에서 길게는 5시간까지 이어진다.
가격 차이도 여기서 벌어진다. 2017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프리미엄 외식시장 조사에서 파인다이닝 평균 객단가는 런치 약 4만 7천 원, 디너 약 8만 5천 원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물가가 오른 지금은 이보다 높지만, 런치가 디너보다 눈에 띄게 저렴한 구조 자체는 그대로다.
결혼기념일이라고 무조건 디너일 필요는 없다. 조용한 분위기와 넉넉한 시간을 원하면 손님이 적은 평일 런치가 오히려 나은 선택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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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코스라고 부르려면 최소한 전채-메인-디저트 세 단계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그 사이에 무엇이 더 붙느냐다.
가격대가 올라가면 셰프가 내주는 한입 요리인 아뮤즈부시가 앞에 추가되고, 요리 개수 자체가 늘어나며, 메인과 디저트 사이에 프리디저트가 끼기도 한다. 즉 '디너 코스 A'와 '디너 코스 B'의 가격 차이는 재료 등급뿐 아니라 접시 수의 차이인 경우가 많다.
예약 전에 메뉴 구성표를 끝까지 읽어 보는 것이 좋다. 와인 페어링이 코스 가격에 포함인지 별도인지, 커피·차가 포함인지도 여기서 갈린다. 사진 몇 장과 '디너 코스'라는 이름만 보고 결제하면, 옆 테이블보다 접시가 적게 나오는 상황을 뒤늦게 알게 된다.
코스를 정했다면 예약 단계에서 확인할 것이 남아 있다. 결혼기념일처럼 실패하면 안 되는 날일수록 이 확인이 중요하다.
이 중 하나라도 당일에 확인하려 들면 이미 늦다. 좋은 자리와 기념일 세팅은 대개 먼저 요청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어떤 코스가 '좋은 코스'인지는 그날의 목적에 따라 다르다.
둘이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것이 목적이라면 접시 수가 많은 최고가 코스보다, 코스 사이 간격이 여유로운 중간 구성이 낫다. 요리가 쉴 새 없이 나오면 대화가 자꾸 끊긴다.
부모님을 모시는 자리라면 양이 부담되지 않는지,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가 많지 않은지가 코스 등급보다 중요하다. 이럴 때는 디너 풀코스보다 구성이 단정한 런치 코스가 안전한 경우가 많다.
예산이 정해져 있다면 무리해서 디너를 잡기보다 같은 레스토랑의 런치를 노리는 편이 현실적이다. 분위기와 셰프의 요리를 절반 가격 수준에서 경험할 수 있다.
반대로 이번만큼은 제대로 기념하고 싶다면, 접시 수가 많은 상위 코스에 와인 페어링을 더하고 프라이빗 좌석을 요청하는 조합이 어울린다. 다만 이때도 총액에 페어링과 서비스차지가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결제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결국 코스 선택의 핵심은 가격표의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 안에 무엇이 들어 있고 그것이 오늘의 목적과 맞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