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고형 카레에는 밀가루·유지와 함께 당류가 배합돼 있고, 최근 연돈카레는 당류 0g 표기가 실제와 달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집에서 만들면 그 당을 직접 조절할 수 있지만, 사과·설탕·꿀을 습관적으로 넣으면 오히려 더 늘 수도 있다. 양파를 충분히 볶아 천연 단맛을 먼저 확보하고 추가 당을 마지막에 최소로 넣을지 점검하는 것이 당류를 낮추는 핵심이다.
얼마 전 식약처 수거검사에서 더본코리아 '연돈카레'가 영양정보에 당류를 0g으로 적었지만 실제 측정값이 표시기준 허용오차를 넘겨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현행 기준은 1회 제공량당 당류가 0.5g 미만일 때만 0g으로 적을 수 있는데, 그 선을 넘긴 것이다. 회사는 양파 수급 시기에 따라 당 함량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가 알려주는 건 단순하다. 시판 고형 카레에는 향신료뿐 아니라 밀가루와 전분, 우지·돈지·팜유 같은 유지, 그리고 당류가 함께 배합돼 있다. 성분표를 보면 정작 카레분 자체는 생각보다 적은 경우가 많다. 걸쭉함과 익숙한 단맛의 상당 부분이 향신료가 아니라 이 배합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집에서 만들면 이 당을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다만 집밥이라고 무조건 당류가 낮지는 않다. 익숙한 맛을 내려고 사과를 갈아 넣고 설탕이나 꿀, 케첩을 더하다 보면 시판 제품보다 당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 관건은 재료의 순서와 양이다.
Photo by Elena Mozhvilo on Unsplash
당류를 줄이는 첫걸음은 설탕이 아니라 양파다. 양파에는 천연 당분이 들어 있고, 약한 불에서 갈색이 돌 때까지 천천히 볶으면 이 당분이 캐러멜화되며 단맛과 감칠맛이 크게 올라간다. 카레용 양파를 최소 20분 이상 볶으라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시간을 들여 양파를 볶아두면 뒤에 설탕을 넣을 이유가 상당히 줄어든다.
감자와 당근에도 당분이 있다. 큼직하게 썰어 함께 끓이면 국물에 은근한 단맛이 배어 나온다. 여기까지만 해도 기본 단맛은 확보된다. 사과나 꿀 같은 추가 당은 이 단계 다음에, 맛을 보고 부족할 때만 소량 넣는 순서로 미루는 편이 좋다. 처음부터 설탕을 넣고 시작하면 양파와 채소가 낸 단맛과 겹쳐, 정작 얼마나 달아졌는지 가늠하기 어려워진다.
당을 빼면 맛이 밋밋해질까 걱정된다면, 빠진 자리를 단맛이 아닌 다른 축으로 채우면 된다. 토마토는 산미와 감칠맛을 더해 국물 맛에 깊이를 준다. 강황·쿠민·코리앤더 같은 향신료를 조금 더하면 향이 살아나 단맛이 덜해도 밍밍하지 않다.
| 단맛·농도 담당 | 줄이는 대체 | 효과 |
|---|---|---|
| 설탕·꿀 | 20분 이상 볶은 양파 | 천연 단맛으로 대체 |
| 사과 다량 | 토마토+사과 소량 | 산미로 단맛 균형 |
| 시판 고형카레 | 향신료+소량 사용 | 향은 살리고 당·유지 감소 |
시판 고형 카레를 아예 빼기 어렵다면 양을 줄이고 물로 농도를 맞춘 뒤 향신료로 향을 보완하는 방법도 있다. 대체의 기준은 하나로 정리된다. 단맛을 내던 재료를 뺄 때는 산미·감칠맛·향 가운데 하나로 그 빈자리를 메운다는 것이다. 당만 빼고 다른 축을 채우지 않으면 맛이 무너지고, 결국 다시 설탕에 손이 간다.
표기도 챙길 만하다. 연돈카레 사례처럼 앞면의 '당류 0g' 문구가 실제와 다를 수 있으니, 시판 제품을 고를 땐 영양성분표의 당류 수치와 1회 제공량 기준을 함께 보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