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재료의 효능은 리코펜·베타카로틴·비타민C 같은 성분에서 나오며, 성분마다 조리법에 대한 반응이 정반대다. 당근·토마토는 익히고 기름과 먹어야 흡수가 늘지만, 비타민C가 많은 봄나물과 딸기는 열과 물에 약해 조리를 최소화하는 편이 낫다. 다만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과 질병을 예방·치료한다는 주장은 근거의 무게가 다르므로 과장된 효능 표현은 걸러 들어야 한다.

"몸에 좋다"는 말은 대개 그 재료에 든 특정 성분을 가리킨다. 성분을 알면 왜 좋다는지, 그리고 얼마나 믿을 만한지가 함께 보인다.
여름 토마토의 붉은색은 리코펜에서 온다. 리코펜은 몸속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당근의 주황색은 베타카로틴인데, 몸에서 비타민A로 바뀌어 눈 건강과 피부에 관여한다. 봄에 나는 달래와 냉이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딸기는 비타민C가 많아 한 줌이면 하루 권장량에 근접한다. 여기까지는 성분이 실제로 들어 있다는, 비교적 확실한 사실이다.

Gianpiero Ferraro
문제는 이 성분들이 조리 과정에서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한다는 점이다. 방향이 성분마다 반대라서 한 가지 규칙으로 묶을 수 없다.
지용성 성분은 오히려 익혀야 잘 흡수된다. 당근의 베타카로틴이 대표적이다. 생으로 먹으면 흡수율이 약 10%에 그치지만, 익히거나 기름에 조리하면 30~50%, 기름에 볶으면 60~80%까지 오른다는 것이 영양학계의 설명이다. 토마토의 리코펜도 비슷하다. 87도에서 30분쯤 가열하면 리코펜이 약 35% 늘고, 올리브유와 함께 조리하면 흡수율이 두세 배에서 다섯 배까지 높아진다.
반대로 물에 녹고 열에 약한 성분은 조리가 손해다. 비타민C가 그렇다. 달래나 냉이는 오래 물에 담가 두면 비타민C가 빠져나가므로 씻을 때 짧게 다뤄야 하고, 데칠 때도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찬물에 바로 헹구는 편이 낫다. 식초를 곁들이면 산 성분이 비타민C 파괴를 늦춰 준다. 딸기에 설탕을 뿌리는 습관은 오히려 비타민B1을 파괴하니, 그대로 먹거나 우유와 갈아 칼슘 흡수까지 챙기는 쪽이 낫다.
| 재료 | 핵심 성분 | 좋은 방법 | 이유 |
|---|---|---|---|
| 토마토 | 리코펜 | 가열·기름과 함께 | 흡수율 2~5배 |
| 당근 | 베타카로틴 | 익히거나 볶아서 | 10%→60~80% |
| 봄나물 | 비타민C | 짧게 데쳐 찬물에 | 열·물에 약함 |
| 딸기 | 비타민C | 생으로, 우유와 | 설탕은 B1 파괴 |
효능을 따질 때 가장 조심할 지점은 여기다.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과, 그 재료가 병을 예방하거나 고친다는 주장은 근거의 무게가 전혀 다르다.
식약처 기준으로 보면 구분선이 분명하다. 채소나 과일 같은 일반식품에는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능이 있는 것처럼 표시하거나 광고하는 것 자체가 금지돼 있다. '기능성'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것은 식약처가 원료의 기능성을 인정한 건강기능식품뿐이다. 그마저도 질병을 직접 치료·예방한다는 뜻이 아니라, 몸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거나 돕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리코펜이 암을 막는다", "이 채소로 면역력이 올라간다" 같은 단정은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실험실이나 동물 실험에서 나온 결과가 사람이 평소 먹는 양에서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판단 기준은 간단하다. 성분이 들었다는 설명까지는 사실로 받아들이되, 특정 질병을 낫게 한다는 표현이 붙으면 근거를 의심하는 것이 안전하다. 제철 재료는 신선하고 값이 싸며 영양이 고르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챙겨 먹을 이유가 된다. 굳이 약처럼 대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