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10월 28일 농심·삼양식품·팔도·오뚜기 등 라면 제조사를 상대로 가격 인상 담합 의혹 현장조사에 들어갔지만, 제재는커녕 담합 여부 자체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2012년에도 비슷한 과징금 부과가 법원에서 뒤집힌 전례가 있어 조사 착수가 곧 결론을 뜻하지는 않으며 가격이 당장 내리지도 않는다. 소비자는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개당·중량당 단위가격으로 비교하고, 브랜드를 바꿀 때는 맛과 평소 가격을 함께 따지는 편이 실속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0월 28일 농심과 삼양식품, 팔도, 오뚜기 등 라면 제조사를 상대로 현장조사에 나섰다. 업체들이 라면 가격을 올린 시기와 인상 폭을 미리 맞췄는지가 쟁점이다. 다만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지금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일 뿐, 담합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제재 결정도 없다. 조사 착수와 담합 확정은 전혀 다른 말이다. 조사가 시작됐다고 라면값이 당장 내리는 것도 아니다.
과거 사례가 이 차이를 잘 보여준다. 공정위는 2012년에도 농심·삼양식품·오뚜기 등에 라면값 공동 인상을 이유로 1354억원대 과징금을 매겼지만, 이 처분은 소송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2016년 공정위가 스스로 취소했다. 조사나 과징금 부과가 곧 결론은 아니라는 뜻이다.

Michael Burrows
이번 조사는 공정위가 식품 전반의 가격 담합을 들여다보는 흐름 속에 있다. 공정위는 장류와 두부 같은 가공식품군은 물론, 라면의 핵심 원재료인 밀가루까지 조사 대상에 올렸다. 앞서 제분업체들은 라면 제조사 등에 공급하는 전용 밀가루의 가격과 물량을 짬짜미한 혐의로 대규모 과징금을 받은 바 있다. 라면값은 원재료값과 맞물려 움직여 온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가격이 쉽게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담합이 확인되고 제재가 내려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사이 가계가 당장 손댈 수 있는 건 가격 자체가 아니라 사는 방식이다. 핵심은 단위가격이다.
봉지 수와 중량이 제각각인 라면은 묶음 가격만 보면 어느 쪽이 싼지 가늠하기 어렵다. 개당 또는 100g당 가격으로 환산해 비교해야 숨은 차이가 드러난다. 대형마트 가격표에는 이 단위가격이 함께 적혀 있으니 그대로 활용하면 된다. 대용량이나 멀티팩이 항상 더 싼 것도 아니어서, 환산 없이 '많으니 이득'이라고 믿는 건 금물이다.
가격 부담이 크다면 익숙한 브랜드를 벗어나 자체브랜드(PB) 라면으로 눈을 돌려볼 만하다. PB 라면은 대체로 봉지당 가격이 유명 브랜드보다 낮다. 단, 같은 PB라도 유통업체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시간이 지나며 오르기도 하니 가격만 보고 고를 일은 아니다.
브랜드를 바꿀 때는 두 가지를 함께 본다.
같은 제품도 언제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값이 갈린다. 명절이나 특정 시즌에는 대용량 기획세트 할인이 자주 나오고, 온라인몰 행사도 주기적으로 돈다. 자주 사는 제품은 가격 알림을 걸어두고 쌀 때 모아 사면 단위가격을 낮출 수 있다.
다만 라면에도 유통기한이 있으니 보관 공간과 소비 속도를 넘어서는 사재기는 오히려 손해다. 가격은 매장과 시점에 따라 계속 바뀌는 만큼, 큰 금액을 들이기 전에는 앱에서 현재 가격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결국 돈을 아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