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 순대·떡볶이 바가지 논란 이후 정부와 상인회가 가격표시제와 결제 투명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마다 이행 수준은 제각각이다. 결국 바가지는 가격 미표시와 임의 추가, 현금 유도라는 공통 구조에서 나오므로 이 신호가 사라진 시장을 고르는 것이 핵심이다. 방문 전 가격표시 여부와 결제수단, 최근 후기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주문 전 가격을 못 박으면 대부분의 분쟁은 피할 수 있다.
2025년 광장시장 바가지 논란은 단순히 '비싸다'는 불만이 아니었다. 한 방문객이 8,000원짜리 순대를 주문했는데 상인이 시키지도 않은 고기를 섞어 1만원을 요구한 장면이 영상으로 퍼졌고, 조회수는 1,000만 회를 넘었다. 뒤이어 4,000원 떡볶이에 떡이 6개, 순대는 9개만 담겼고 카드 결제를 거부하며 계좌이체를 요구한 사례도 나왔다.
공통점이 보인다. 가격이 미리 붙어 있지 않고, 주문하지 않은 품목이 임의로 더해지고, 카드 대신 현금·이체를 유도한다. 이 세 가지가 겹치면 손님은 계산대 앞에서야 금액을 알게 되고 항의할 근거를 잃는다. 바가지는 인심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를 감추는 구조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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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 구조는 방문 전에 상당 부분 걸러낼 수 있다. 세 가지만 확인하면 된다.
첫째, 가격표시제 이행 여부다. 광장시장은 2022년에도 가격표시제와 정량표시제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고, 2025년 12월 5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 종로구청, 상인회가 다시 공동 대책을 내놓으며 이번엔 정부 차원의 강제성을 더했다. 반대로 말하면 점포마다 메뉴판과 가격표가 사진 후기에 또렷이 보이는 시장은 그만큼 관리가 되고 있다는 신호다.
둘째, 결제수단이다. 카드나 제로페이, 계좌 QR을 상시 받는 가게는 거래 내역이 남기 때문에 임의 가격을 붙이기 어렵다. 현금만 받는 노점이 많은 시장일수록 분쟁 여지가 커진다.
셋째, 최근 후기다. 오래된 맛집 소개가 아니라 최근 몇 달 안의 방문 후기에서 '가격을 미리 알려줬다', '양이 표시대로였다'는 언급이 있는지 본다. 논란 직후의 시장은 특히 최근 반응이 정확한 온도계다.
먹거리 나들이 자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같은 전통시장이라도 유형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다.
점포형 상설시장은 자리와 상호가 고정돼 있어 즉석 흥정형 노점보다 가격이 투명한 편이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시장이나 상인회가 가격표시제 시행을 내건 곳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반대로 관광객이 몰리는 유명 노점 골목은 회전이 빠른 만큼 재방문을 신경 쓰지 않는 흥정이 끼어들 여지가 크다.
정부도 뒷받침에 나섰다. 2026년 2월 25일 발표된 바가지요금 근절 대책은 음식점이 요금표 게시·준수 의무를 어기면 첫 적발부터 영업정지 5일, 재적발 시 10일·20일로 제재를 강화했다. 명절에만 열던 신고센터도 상시 운영으로 바뀌었다. 제도가 완비됐다는 뜻은 아니지만, 대놓고 바가지를 씌우기는 예전보다 부담스러워졌다.
결정은 결국 가게 앞에서 난다. 주문 전에 다음을 습관처럼 확인하면 대부분의 분쟁은 사라진다.
바가지 없는 시장을 고르는 일은 운이 아니라 확인의 문제다. 가격을 감추지 않는 곳을 고르고, 감추려 하면 그 자리에서 짚는 것. 이 두 가지가 먹거리 나들이의 만족도를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