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냉동실은 –18℃ 이하 하나로 맞추면 되고, 재료마다 온도를 다르게 설정할 필요는 없다. 이 온도에서 안전은 유지되지만 맛을 지키는 보관 기간은 재료마다 달라, 다진 고기와 기름진 생선은 짧고 흰살생선과 데친 채소는 길다. 얼린 날짜를 적고 재료군별 기간을 구분해 관리하면 냉동실 낭비와 냉동 화상을 줄일 수 있다.
냉동실 온도를 재료마다 바꿀 필요는 없다. 가정용 냉동실은 –18℃ 이하 하나로 맞추면 육류든 생선이든 채소든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 식약처와 미국 농무부(USDA)가 똑같이 –18℃(화씨 0도)를 기준으로 삼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온도에서는 세균이 사실상 증식하지 못한다.
진짜 변수는 따로 있다. –18℃ 이하에서 세균은 멈춰도 지방 산화와 수분 손실은 느리게 계속된다. 그래서 "안전한 기간"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간"이 갈린다. 자취 냉동실에 필요한 건 온도계보다 재료마다 다른 이 기간 감각이다. 아래 표가 큰 그림이다.
| 재료군 | 대표 재료 | 권장 보관 기간 |
|---|---|---|
| 다진 고기 | 소·돼지 간 것, 스튜용 | 3~4개월 |
| 덩어리 고기 | 스테이크·로스트 | 4~12개월 |
| 닭고기 | 통닭 / 토막 | 12개월 / 9개월 |
| 흰살생선 | 대구·광어·조기 | 6~8개월 |
| 기름진 생선 | 고등어·연어·참치 | 2~3개월 |
| 갑각·연체류 | 새우·조개·오징어 | 3~6개월 |
| 데친 채소 | 대부분의 채소 | 8~12개월 |
| 안 데친 채소 | 그대로 냉동 | 1~2개월 |

Eduardo Soares
같은 고기라도 다진 고기가 가장 먼저 상한다. 표면적이 넓어 공기와 닿는 면이 많고, 그만큼 산화가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진 고기는 3~4개월로 육류 중 가장 짧고, 통으로 얼린 덩어리 고기는 훨씬 오래 간다.
소고기 기간은 기준에 따라 갈린다는 점만 알아두면 된다. USDA는 품질 기준으로 스테이크·로스트를 최대 1년까지 보지만, 국내에서는 소고기 3개월처럼 더 짧게 권하는 경우가 많다. 냉동과 해동을 반복하고 밀봉이 허술한 가정 조건을 감안한 보수적 기준이다. 애매하면 짧은 쪽을 따르는 게 안전하다.
생선은 지방 함량이 보관 기간을 좌우한다. 지방이 산소와 만나면 맛이 변하기 때문에, 기름진 생선일수록 냉동 수명이 짧다.
대구·광어 같은 흰살생선이 6~8개월로 넉넉한 반면, 고등어·연어처럼 기름진 생선은 2~3개월이면 맛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냉동실에 오래 둘 생선을 고른다면 기름진 쪽보다 흰살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한 번 익혀서 얼린 생선은 오히려 4~6개월로 더 길다.
채소는 온도보다 '데치기(블랜칭)'가 기간을 결정한다. 채소 속 효소는 –18℃에서도 아주 느리게 살아 있어서, 그대로 얼리면 몇 주 만에 색과 맛이 바랜다.
끓는 물이나 증기에 잠깐 데쳐 효소를 멈춘 뒤 얼리면 8~12개월까지 간다. 데치는 과정을 건너뛰면 1~2개월 안에 품질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예외는 있다. 양파, 피망, 토마토는 데치지 않고 바로 얼려도 괜찮다.
냉동실이 –18℃로 잘 맞춰져 있어도 관리가 어긋나면 소용없다. 흔한 실수는 대부분 온도 설정과 무관하다.
냉동식품 겉면만 녹아 있다면 온도가 약해서가 아니라 문이 자주 열렸거나 덜 닫혔을 가능성이 크다. 식품을 너무 꽉 채워 냉기가 돌지 못하는 경우도 같은 증상을 만든다. 한 번 녹은 식품을 다시 얼리는 재냉동은 품질과 안전을 함께 떨어뜨리니 피하는 게 좋다. 포장이 허술해 표면이 마르고 허옇게 변하는 '냉동 화상'은 밀봉과 소분으로 막을 수 있다.
–18℃는 시간을 멈추는 스위치가 아니다. 온도는 하나로 두되 재료마다 다른 기간만 챙기면, 냉동실 관리의 대부분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