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패삼겹살 원조, 백종원설이 흔들린 이유
백종원이 1993년 개발했다고 알려온 대패삼겹살을 두고 법원이 원조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8월에는 1983년부터 팔았다는 부산 창업자까지 등장했다. 이는 대패삼겹살의 시작이 한 사람이 아니라 1980년대 여러 가게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진짜 최초'는 아직 문서로 확정되지 않았으니, 새로 나온 주장과 이미 판결로 정리된 사실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
발단은 '1993년 개발설'이었다
논란의 출발점은 더본코리아가 오랫동안 홍보해 온 문장이다. 백종원 대표가 1993년에 대패삼겹살을 처음 개발했다는 내용이다. 근거로는 당시 서울 식당의 메뉴 사진과 상표 등록증이 제시됐다.
이 주장은 상표와 브랜드로 이어지며 사실상 '백종원=대패삼겹살 원조'라는 인식을 만들었다. 개발이라는 표현이 붙으면서, 특정 조리법을 처음 고안했다는 의미까지 담기게 된 셈이다. 문제 제기는 MBC PD 출신 유튜버 김재환에게서 나왔다. 1993년 이전에도 부산과 광주 등지에서 이미 같은 고기를 팔았다는 것이다.
6월, 법원이 원조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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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툼은 법정으로 갔다. 다만 구도가 조금 특이하다. 백종원이 직접 나선 것이 아니라, 더본코리아 가맹점주가 매출이 떨어졌다며 김 PD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지난 6월 1심에서 점주 측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패삼겹살이 1980년대부터 부산에서 이미 유행한 것으로 보이고, 얇게 썰어 굽는 데 특별한 제조공정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고 봤다. 개발설을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매출 하락 부분도 짚었다. 백종원을 둘러싼 다른 논란이 여럿 있었던 만큼, 김 PD의 의혹 제기만을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 판결은 7월 초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논란을 키웠다.
8월, 1983년을 말하는 창업자가 나왔다
판결로 정리되는 듯하던 논란은 8월 14일 다시 불붙었다. 김재환이 공개한 영상에 부산 초량화성갈비를 키웠다는 창업자 류수덕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1983년부터 이 고기를 팔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근거로 제시한 폐업사실증명원에는 개업일이 1984년 2월 22일로 적혀 있다. 류씨는 부가세 신고 과정에서 실제 개업보다 1년 뒤 날짜가 기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류상으로는 1984년까지 확인되고, 1983년은 본인 진술에 기대는 셈이다.
류씨가 전한 명칭의 유래도 흥미롭다. 고기를 얇게 썰자 둥글게 말린 모양이 대팻밥 같다며 손님들이 먼저 '대패'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초량화성갈비는 한때 78개 점포까지, 그중 직영점만 12곳을 운영할 만큼 컸다고 한다.
무엇이 확정이고 무엇이 공방 중인가
지금까지 정리된 사실은 두 가지다. 법원이 백종원의 1993년 개발설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1980년대에 이미 부산에서 대패삼겹살이 팔리고 있었다는 정황이다. 여기까지는 판결로 뒷받침된다.
반면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 더 많다. 법원도 '누가 최초냐'를 특정해 지목하지는 않았다. 류수덕의 1983년 주장 역시 문서로는 아직 온전히 입증되지 않았고, 더본코리아나 백종원 측이 이번 새 증언에 어떻게 답할지도 나오지 않았다.
정리하면 이렇다. '백종원이 유일한 원조'라는 서사는 근거가 약해졌지만, 그 자리를 특정 한 사람이 대신 차지했다고 보기도 이르다. 새 인터뷰가 나올 때마다 최초 시점이 앞당겨지는 지금 국면에서는, 확인된 서류가 뒷받침하는 연도와 당사자 진술에 그친 연도를 나눠서 읽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