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장을 봐서 사흘치 저녁을 해결하려면 오래가는 뿌리채소와 빨리 상하는 잎채소·버섯을 섞어 사되 겹치는 주재료를 골라야 한다. 같은 고기와 채소를 조리법만 바꿔 돌리면 매일 다른 저녁이 되고 장보는 횟수가 준다. 잎채소와 버섯을 첫날, 두부·애호박을 둘째 날, 감자·당근을 마지막에 쓰는 순서만 지키면 사흘째까지 버릴 재료가 거의 없다.

한 번 장을 보고 사흘 저녁을 해결하려면, 사흘치 메뉴를 먼저 정하는 게 아니라 겹치는 재료를 먼저 고르는 편이 낫다. 매일 다른 요리를 떠올리면 장바구니가 커지고 결국 절반은 냉장고에서 시든다.
핵심은 두 종류를 섞어 사는 것이다. 오래 두고 쓸 수 있는 재료와, 빨리 써야 하는 재료를 한 장바구니에 담되 주재료는 겹치게 한다. 고기 한 팩, 양파와 대파, 애호박과 두부, 버섯과 상추, 감자와 당근 정도면 1~2인 가구가 사흘을 돌리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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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앞다리살이나 목살 한 팩을 사면 사흘 내내 주인공으로 쓸 수 있다. 중요한 건 매번 조리법을 바꾸는 것이다.
첫날은 상추와 버섯, 고기로 제육볶음을 하고 상추쌈을 곁들인다. 둘째 날은 남은 고기에 김치와 두부, 애호박을 넣어 김치찌개를 끓이고 애호박전을 부친다. 셋째 날은 감자와 당근, 양파에 남은 고기와 달걀을 더해 볶음이나 카레, 볶음밥으로 마무리한다.
같은 고기와 채소인데도 볶고, 끓이고, 밥에 얹는 방식이 달라지면 사흘이 지루하지 않다. 반찬을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조리법만 바꾸는 것이라 손도 덜 간다.
여기서 진짜 요령은 무엇을 언제 쓰느냐다. 재료마다 버티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빨리 상하는 것부터 먼저 쓰는 순서를 정해 두면 사흘째까지 버릴 게 거의 없다.
상추 같은 잎채소는 냉장고에 넣어도 3~5일이면 물러지고, 버섯도 금방 눅눅해진다. 이런 재료가 첫날 메뉴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반대로 감자와 당근은 신문지에 싸서 야채칸에 두면 한 달이 지나도 멀쩡하니 맨 뒤로 미뤄도 된다.
| 일차 | 먼저 쓸 재료 | 저녁 예시 |
|---|---|---|
| 1일차 | 상추·버섯 | 제육볶음, 상추쌈 |
| 2일차 | 두부·애호박 | 김치찌개, 애호박전 |
| 3일차 | 감자·당근 | 감자당근볶음, 볶음밥 |
두부와 애호박은 잎채소보다는 오래가지만 뿌리채소만큼 버티지는 못해 가운데에 둔다. 이 순서만 지키면 사흘째 냉장고에 남는 건 대개 잘 버티는 재료들뿐이다.
순서를 정했어도 보관을 잘못하면 첫날 쓸 재료가 하루 만에 상한다. 재료 성격에 맞춰 자리를 나눠 두면 계획이 어긋나지 않는다.
9월이면 애호박과 버섯, 대파가 제철이라 값도 눅고 맛도 좋다. 사흘 계획의 중심 재료로 삼기에 지금이 나쁘지 않은 시기다.
계획대로 써도 자투리는 남는다. 이때 억지로 새 메뉴를 만들 필요는 없다. 남은 채소와 고기, 달걀은 잘게 썰어 볶음밥 하나로 모으면 대부분 정리된다.
그래도 남는 뿌리채소나 고기는 한 끼 분량씩 나눠 냉동해 두면 다음 장보기 전까지 비상용이 된다. 냉장고를 싹 비우겠다고 무리하기보다, 상하는 순서대로 쓰고 잘 버티는 것만 남기는 쪽이 사흘을 훨씬 편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