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무·연근·우엉·버섯 같은 조림과 볶음용 채소가 두루 제철을 맞는다. 밑반찬을 한 번에 준비한다면 냉장에서 5~7일 가고 냉동도 되는 조림·볶음을 먼저 대량으로 만들고, 2~3일이면 상하는 나물은 소량으로 자주 만드는 것이 실패가 적다. 우엉·연근은 식초물로 갈변을 막고 무말랭이는 양념 전 건조 상태로 보관하는 등 재료별 손질 포인트를 함께 확인하면 좋다.

밑반찬을 장만하기 전에 지금 뭐가 제철인지부터 정리하면 장보기가 수월하다. 제철에 나는 재료는 값이 눅고 맛도 올라 있어, 같은 반찬이라도 이맘때 만들면 손해가 적다. 가을 채소는 조림과 볶음, 무침의 재료가 두루 나온다. 무와 배추가 단단해지고, 연근과 우엉, 도라지, 토란이 제철을 맞는다. 표고·느타리·송이 같은 버섯도 이맘때가 좋다. 밤과 고구마도 가을이 제철이라 조림이나 밥에 곁들이기 좋다.
해산물은 전어가 9~10월에 절정이고, 고등어와 대하, 꽃게가 살이 오른다. 사과와 배, 감, 밤, 대추는 후식이나 곁들임으로 쓰기 좋다. 이 가운데 밑반찬으로 오래 두고 먹기 좋은 건 아무래도 뿌리채소와 버섯 쪽이다. 재료별로 보면 우엉·연근은 조림, 버섯은 볶음, 무는 생채나 조림, 도라지는 무침이나 볶음으로 이어진다.

Gu Ko
밑반찬을 한 번에 여러 개 만들 생각이라면 순서가 중요하다. 기준은 간단하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것부터 만들고, 금방 상하는 건 먹기 며칠 전에 소량으로 만든다.
| 반찬 유형 | 냉장 보관 | 특징 |
|---|---|---|
| 조림류 | 5~7일 | 냉동하면 더 오래, 데워 먹기 |
| 볶음류 | 5~7일 | 대량으로 미리 해두기 좋음 |
| 나물류 | 2~3일 | 금방 물러 소량씩 |
| 국물 있는 반찬 | 1~2일 | 가장 먼저 먹기 |
이 표를 보면 우선순위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가장 먼저 손댈 건 우엉조림과 연근조림, 버섯볶음이다. 조림과 볶음은 냉장에서 닷새에서 일주일은 버티고, 남으면 냉동했다가 데워 먹을 수 있어 대량으로 만들어둘수록 이득이다. 간장·설탕 양념에 조리는 방식이라 한번 불에 올리면 손이 크게 가지도 않는다.
구체적으로 주말에 세 가지만 잡아도 한 주가 편해진다. 우엉과 연근은 얇게 썰어 간장·물엿에 조려 조림 두 통을 만들고, 표고와 느타리는 기름에 볶아 버섯볶음을 한 통 만든다. 이 세 가지는 냉장에서 며칠은 무리 없이 가고, 밥반찬으로도 도시락으로도 두루 쓰인다. 여기에 무생채나 나물 한 가지만 그때그때 더하면 상차림이 채워진다. 조림을 만들 때 양념을 조금 넉넉히 잡으면 남은 국물에 달걀이나 두부를 더 조려 반찬 하나를 손쉽게 늘릴 수도 있다.
무말랭이 무침이나 장아찌처럼 더 오래 두는 반찬도 가을 재료와 잘 맞는다. 다만 무말랭이는 무쳐두면 일주일 안에 먹는 게 좋고, 오래 두려면 양념하지 않은 건조 상태로 보관했다가 먹기 직전에 무치는 편이 안전하다. 장아찌는 담근 뒤 며칠 숙성 시간이 필요하니, 급하게 먹을 반찬으로 계획하지 않는 게 좋다.
반대로 무나물이나 시금치나물 같은 나물류는 2~3일이면 맛이 떨어진다. 며칠 치를 미리 잔뜩 만들기보다, 먹을 만큼만 자주 만드는 쪽이 낫다. 국물이 있는 조림이나 찜은 하루 이틀 안에 먹는다고 보고 양을 잡는다.
같은 가을 재료라도 손질에서 갈린다. 몇 가지만 알아두면 실패가 확 준다.
조림류는 넉넉히 만들어 한 끼 분량씩 나눠 냉동해두면 바쁜 날 꺼내 데우기만 하면 된다. 반찬을 담을 때는 물기를 턴 마른 용기에 담고, 덜어 먹을 때도 마른 젓가락을 쓰는 습관이 보관 기간을 늘린다.
한 번에 다 만들려 하지 말고, 오래 가는 조림과 볶음을 주말에 몰아 두고 나물은 평일에 소량으로 채우는 식으로 나누면 가을 밥상이 훨씬 덜 번거로워진다. 보관 기간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만드는 순서만 정해도, 남아서 버리는 반찬과 매번 새로 차리는 수고가 함께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