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재료 요리의 성패는 레시피보다 손질과 넣는 순서에서 갈린다. 버섯은 씻지 말고 닦아야 향과 식감이 살고, 대하는 손질을 마친 뒤 5분 안에 구워야 퍽퍽해지지 않으며, 무는 부위별로 다른 재료처럼 나눠 써야 한다. 재료가 제철에 가까울수록 단맛과 수분이 올라오는 만큼 설탕과 물, 간을 줄이는 쪽으로 조절하면 실패가 준다.

제철 재료를 사 왔는데 막상 어떻게 요리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문제는 대개 레시피가 아니라 손질과 순서다. 씻는 방법 하나, 재료를 넣는 순서 하나가 완성도를 좌우한다. 가을로 접어드는 지금 장바구니에 자주 담기는 버섯, 대하, 무를 기준으로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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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송이든 표고든 버섯은 흐르는 물에 씻지 않는 편이 낫다. 버섯은 물을 잘 빨아들여서, 씻어두면 특유의 향이 옅어지고 볶을 때 물이 흥건하게 나와 식감이 물러진다. 흙이나 먼지는 물기를 살짝 묻힌 키친타월이나 마른행주로 겉을 닦아내면 충분하다.
송이처럼 향이 생명인 버섯은 더 조심스럽다. 밑동에 붙은 흙만 칼로 살살 긁어내고 젖은 키친타월로 닦으면 되고, 갈색 표면 껍질까지 벗길 필요는 없다. 약한 불에 살짝 구워 소금장에 찍으면 향과 식감이 가장 잘 산다.
대하는 굽기 전에 손질에서 성패가 갈린다. 찬물에 한 번 헹군 뒤 긴 수염과 날카로운 다리를 가위로 정리하고, 머리 끝의 뾰족한 뿔(검상돌기)을 잘라낸다. 먹다가 찔리는 사고를 막아준다. 소금 반 줌에 물을 조금 섞어 비벼 헹구면 겉의 불순물이 빠진다.
등 쪽 검은 내장은 취향의 문제다. 머리에서 두세 번째 마디 사이를 이쑤시개로 들어내면 되지만, 이 내장에 감칠맛이 있어 굳이 빼지 않아도 된다.
굽는 방법은 두 가지가 흔하다. 팬에 굵은소금을 반 센티미터쯤 깔고 충분히 달군 뒤 새우를 올려 뚜껑을 덮으면, 새우가 팬에 직접 닿지 않아 타지 않고 속까지 고르게 익는다. 또는 물기를 뺀 새우에 천일염과 미림을 넣고 강불에 볶는 방법도 있는데, 미림이 비린내를 잡고 소금이 단맛을 끌어낸다. 공통된 주의점은 시간이다. 5분을 넘겨 구우면 살이 퍽퍽해진다. 껍질이 붉게 오르고 살이 하얗게 익으면 바로 불을 끈다.
가을로 갈수록 무는 단맛이 오르고 수분이 많아진다. 그래서 부위를 나눠 쓰면 요리가 한결 수월하다. 하나의 무라도 위와 아래는 성격이 다르다.
| 부위 | 맛·성질 | 어울리는 요리 |
|---|---|---|
| 윗부분(줄기 쪽) | 단맛 강하고 아삭 | 생채, 무즙 |
| 가운데 | 단맛 무난, 조직 균일 | 조림, 나물 |
| 뿌리 쪽(끝) | 매운맛·섬유질 많음 | 국·탕 국물 |
생채를 아삭하고 달게 하고 싶다면 초록빛이 도는 윗부분을, 국물을 시원하게 우리려면 매운맛이 강한 아래쪽을 쓰는 식이다.
제철에 가까울수록 재료 자체의 맛이 진해진다는 점이 조리의 기준이 된다. 무가 달아지는 시기에는 조림이나 생채에 넣는 설탕을 평소보다 줄여도 단맛이 난다. 버섯이나 초가을 채소처럼 수분이 많은 재료는 볶을 때 물이 배어 나오므로, 물은 덜 넣고 센 불에 짧게 볶아 수분을 날리는 편이 낫다. 재료가 좋을수록 양념은 덜어내는 쪽으로 판단하면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마지막은 넣는 순서다. 몇 가지만 지켜도 결과가 안정된다.
제철 재료는 손이 많이 가는 식재료가 아니다. 씻을지 닦을지, 무엇을 먼저 넣을지만 정해두면 같은 재료로도 완성도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