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은 물류비·포장재·시설 난방이라는 세 경로로 식품 가격에 전가된다. 라면 봉지 같은 포장재는 단기 계약 비중이 커 빨리 오르고, 겨울 비닐하우스 채소는 등유 난방비 탓에 직접 타격을 받는다. 노지·저장 채소와 국산 제철 재료 위주로 장바구니를 조정하면 상승 충격을 줄일 수 있다.
국제유가가 가을 들어 배럴당 100달러를 거듭 넘어서고 있다. 10월 21일 브렌트유는 장중 110달러를 돌파했다. 기름값이 식탁에 닿는 통로는 크게 세 가지다. 물류비, 포장재, 그리고 시설 농가의 난방비다.
가장 빨리 반응하는 쪽은 물류비다. 해외에서 곡물 같은 원재료를 들여올 때 붙는 유류할증료가 오르고, 국내 냉장·냉동 차량 운행비도 함께 뛴다. 식품업계에서는 신선 농산물과 유제품을 냉장 운송 비중이 높아 더 민감한 품목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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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길목이 포장재다. 라면·과자 봉지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음료 페트병(PET)은 모두 원유를 정제한 나프타에서 나온다. 밀가루나 팜유 같은 원재료는 장기 선물 계약으로 묶여 있어 유가가 올라도 당장은 버틸 수 있지만, 포장재는 단기 계약 비중이 커 상승분이 짧은 시간에 반영되는 편이다.
그래서 유가가 오를 때 '원재료가 그대로인데 왜 과자값이 오르나' 싶은 일이 생긴다. 내용물이 아니라 봉지가 먼저 오른 셈이다.
농산물 쪽에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건 비닐하우스 재배다. 냉해를 막으려면 난방이 필수인데, 하우스에는 주로 등유가 들어간다. 한 오이 농가는 5개월 남짓한 한 작기에 난방용 기름만 2만 리터 넘게 쓰는데, ℓ당 1,200원대였던 기름값이 1,800원을 넘기며 생산비가 수백만 원 늘었다고 했다. 전남 시설재배 농가들은 올 들어 난방비가 지난해보다 최소 10~30% 올랐다고 호소했다.
온도를 낮추면 작물이 상하니 난방을 줄이기도 어렵다. 이 부담이 오이·토마토·애호박·풋고추처럼 겨울에 하우스로 키우는 채소값으로 이어진다.
완충 장치는 있다. 정부는 농업용 면세유 제도를 2026년 12월 31일까지 연장했고, 겨울철 난방비 대응으로 유가보조금 7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이것이 농가 부담을 완전히 상쇄하진 못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장을 볼 때 아래 순서로 살피면 가격 흐름이 보인다.
가격이 오르는 품목을 피하는 핵심은 '유가에 덜 엮인 재료'를 고르는 것이다.
유가 뉴스에 장바구니 전체를 바꿀 필요는 없다. 오를 가능성이 큰 품목만 제철 국산으로 바꿔도 체감 지출은 꽤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