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시미는 우둔살처럼 지방 적은 살코기가 무난하지만, 부위보다 '생식용'으로 관리된 고기인지가 더 중요하다. 생식용 식육은 냉장 영하 2~5도 관리와 엄격한 식중독균 기준이 적용돼 일반 구이용과 다르다. 이 조건을 집에서 못 지킨다면 생으로 먹기보다 익혀 먹는 편이 안전하다.

집에서 육사시미를 해보려는 사람은 대개 "어느 부위를 살까"부터 고민한다. 부위 선택도 맛을 좌우하지만, 안전을 가르는 건 다른 데 있다.
육사시미로 가장 무난한 부위는 우둔살이다. 뒷다리 안쪽 살로 지방이 적고 살코기가 많아 호불호가 적다. 육회에는 홍두깨살도 자주 쓴다. 치마살처럼 풍미가 진한 부위도 있지만 힘줄과 막을 다듬는 손질이 까다로워, 집에서 처음 시도한다면 권하지 않는다.
부위를 정했다면, 그다음은 반드시 확인해야 할 표시가 하나 있다. 바로 "생식용" 여부다.

Luis Kuthe
생식용 식육은 육회, 육사시미, 뭉티기처럼 날로 먹는 고기를 가리키며, 일반 식육과 관리 기준 자체가 다르다.
생식용은 도축한 당일에 바로 소비하거나, 도축 사흘째 이후 식육포장처리업에서 별도로 생산·판매된다. 일반 구이용 고기를 그냥 생으로 먹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물건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살 때 "생식용"으로 표시·판매되는 제품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표시가 없는 구이용 고기를 날로 먹는 건 피하는 게 맞다.
신선도는 색과 냄새로 가늠한다. 고기 색은 미오글로빈이 산소와 만나는 정도에 따라 변하므로 선홍빛이 도는 것이 좋고, 갈색빛이 짙거나 시큼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면 거른다. 생식용이라도 사흘 안에, 되도록 산 당일 먹는 것이 안전하다.
집으로 가져온 뒤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 온도 관리가 무너지면 아무리 좋은 고기도 위험해진다.
생식용 식육의 냉장 보관 온도는 영하 2도에서 5도다. 일반 냉장실보다 낮은 편이라, 바로 먹지 않을 거면 가장 차가운 칸에 두고 되도록 빨리 먹는다. 온라인으로 살 때 당일 배송이 안 되면 냉동 제품으로 받는 편이 안전하다.
손질할 때는 교차 오염을 막아야 한다. 날고기를 다루는 칼과 도마는 익힌 음식용과 따로 쓰고, 손을 자주 씻는다. 겉면을 살짝 다듬어 낼 때 나온 자투리를 생것 그대로 두었다가 다른 재료에 닿지 않게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익히지 않은 육류에는 식중독균과 기생충 위험이 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임산부, 어린이는 특히 조심해야 하고, 여름철처럼 상온에서 균이 빨리 늘어나는 시기에는 더 신경 써야 한다.
같은 육사시미라도 식당에서 먹을 때와 집에서 먹을 때 안전의 바탕이 다르다.
생식용 식육에는 일반 식육보다 엄격한 식중독균 기준이 적용된다. 장출혈성 대장균과 리스테리아 등 8종에 대해, 검사 시료에서 모두 검출되지 않아야 판매할 수 있다. 여기에 유통 전 과정의 저온 관리가 따라붙고, 식약처는 생식용 식육 취급·판매 업체의 위생과 보관 온도를 점검한다.
식당은 이런 체계 안에서 원료를 받아 낮은 온도로 관리하며 낸다. 반면 집은 그 조건을 온전히 갖추기 어렵다. 생식용으로 산 고기를, 낮은 온도로 보관해, 곧바로 먹을 수 있을 때에 한해 집에서의 육사시미가 성립한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자신이 없다면, 생으로 먹기보다 익혀 먹는 쪽이 현실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