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는 8월 넷째 주 1,861.3원으로 5월 셋째 주부터 15주 연속 내렸다. 다만 최근 주간 하락폭은 리터당 1원 안팎이라, 왕복 100km 나들이의 연료비 절감은 4월 고점과 비교해도 1,200원 수준에 그친다. 냉면·삼계탕 같은 외식 물가는 오르는 중이라, 나들이 전체 부담이 줄었는지는 기름값보다 밥값을 함께 봐야 한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8월 넷째 주 리터당 1,861.3원으로, 5월 셋째 주부터 15주 연속 내렸다. 경유도 1,845.2원으로 같은 흐름이다. 숫자만 보면 차 몰고 외식하러 다니기 한결 가벼워졌을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주 하락폭은 휘발유 기준 리터당 1.1원이다. 최근 몇 주째 내림폭이 이 수준에 머물고 있어, 나들이 한 번의 연료비로 환산하면 체감할 수 없는 금액이다. 15주 연속이라는 말과 실제 지갑 부담 사이에는 꽤 큰 간극이 있다.

Ekaterina Belinskaya
기름값이 실제로 뚝 떨어진 시기는 5월부터 7월 초까지였다. 휘발유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4월 중순부터 두 달 넘게 리터당 2,000원대에 머물다가,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풀리며 5월 셋째 주부터 방향을 틀었다. 6월 말 1,900원대로 내려왔고, 7월 3일에는 약 3개월 만에 1,800원대에 진입했다.
문제는 그 뒤다. 8월 들어 주간 하락폭이 1원 안팎으로 좁아지면서 사실상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 국제 기준인 두바이유가 배럴당 92.1달러로 전주보다 30달러 넘게 빠지긴 했지만, 이 가격은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에 반영된다. 당장 다음 주 기름값이 크게 내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연비 12km/L 승용차를 기준으로, 4월 고점(2,000원대)과 지금(1,861.3원)을 비교하면 리터당 약 140원이 싸졌다. 이걸 나들이 거리에 대입하면 이렇게 된다.
| 왕복 거리 | 연료 소비(12km/L) | 4월 대비 절감 |
|---|---|---|
| 100km | 약 8.3L | 약 1,200원 |
| 200km | 약 16.7L | 약 2,300원 |
| 300km | 약 25L | 약 3,500원 |
교외 맛집까지 왕복 200km를 달려도 봄 대비 아낀 연료비는 2,300원 남짓이다. 이마저도 넉 달에 걸쳐 조금씩 내린 결과이고, 최근 한 주 하락분(리터 1.1원)만 떼어 보면 같은 거리에서 20원도 아끼지 못한다.
나들이 외식의 비용 구조를 보면 연료비는 일부에 불과하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값은 오히려 오르는 중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기준 7월 서울 냉면 평균은 12,692원, 삼계탕은 18,192원까지 올랐다. 김밥 한 줄도 3,869원으로, 지난해 12월 3,723원에서 꾸준히 상승했다.
폭염과 식재료값 상승, 인건비 부담이 겹치면서 외식 물가는 하반기에도 오름세다. 4인 가족이 교외에 나가 냉면 네 그릇만 먹어도 5만원이 넘는데, 봄 대비 아낀 연료비 2,000원대로는 음식값 인상분을 메우기 어렵다.
정리하면 이렇다. 차를 자주 몰고 멀리 나가는 가구라면 지난 넉 달간의 기름값 하락이 누적돼 도움이 된 건 맞다. 다만 최근 몇 주의 추가 하락은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나들이 전체 부담이 줄었는지는 기름값보다 그날 식탁에 오르는 음식값을 함께 봐야 답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