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애호박 같은 여름 채소는 9월 초까지 제철이 이어지고, 버섯과 고구마 등 가을 재료가 막 들어오기 시작한다. 두 계열이 겹치는 이 시기에는 여름 재료를 서둘러 버리지 말고 가을 재료와 함께 저녁 메뉴를 짤 수 있다. 다만 무와 배추는 아직 심는 시기라 본격 제철은 10월 이후이고, 여름 채소는 탄력과 꼭지 상태로 신선도를 확인해 2~3일치만 사는 편이 낫다.

9월 초는 냉장고를 정리하기 애매한 시기다. 여름 내내 쓰던 애호박과 토마토를 계속 써도 되는지, 아니면 이제 가을 재료로 갈아타야 하는지 헷갈린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다. 토마토를 비롯한 여름 채소는 9월까지 제철이 이어지고, 버섯과 고구마 같은 가을 재료가 이제 막 들어오기 시작한다. 두 계열이 잠깐 겹치는 이 시기를 알면 재료를 서둘러 버릴 일도, 억지로 여름 메뉴만 반복할 일도 없다.

Vero Andrade
여름 채소라고 9월 되자마자 맛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특히 토마토는 7월부터 9월까지 제철이 유지돼, 지금 사도 값과 맛이 괜찮다. 샐러드나 냉파스타는 물론 달걀볶음, 스튜처럼 불에 올리는 요리로도 넘어가기 좋은 시점이다.
애호박, 가지, 오이, 옥수수도 아직 저녁상에 올릴 만하다. 가지와 애호박은 볶음이나 구이로 5분 안에 조리가 끝나 평일 저녁에 부담이 적다. 다만 늦여름 채소는 무르는 속도가 빠르다. 한 번에 많이 사두기보다 2~3일 안에 먹을 양만 골라야 버리는 일이 줄어든다.
가을 재료 중 9월에 곧바로 제철에 드는 건 버섯이다. 표고, 느타리, 송이버섯이 이맘때 나오기 시작하고, 고구마와 풋콩, 토란도 9월 제철 목록에 든다. 저녁 메뉴를 바꾸고 싶다면 버섯부터 장바구니에 넣는 편이 실속 있다.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 가을 하면 무와 배추를 떠올리지만, 9월 초는 이 둘을 밭에 심는 시기지 거두는 시기가 아니다. 농촌진흥청 자료를 보면 중부지방 김장 배추는 8월 하순에서 9월 상순에 아주심기를 하고 수확은 10월 중순에서 11월 말에 이뤄진다. 김장무도 심은 지 70일쯤 지나야 제맛이라, 지금 심으면 11월 중순에 거둔다. 즉 단단하고 단맛 오른 무와 배추를 기대하는 건 한 달쯤 이르다.
바다 쪽은 계절이 더 빨리 바뀐다. 해양수산부는 해마다 9월 대표 수산물로 전어와 대하를 꼽아왔다. 전어는 이맘때 지방이 올라 구이든 회든 고소하고, 대하는 고단백 저지방이라 소금구이 한 접시로 저녁이 든든해진다. 여름 채소에 물렸다면 이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도 방법이다.
겹치는 시기의 장점은 두 계열을 섞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갓 나온 버섯과 아직 좋은 애호박, 가지를 함께 넣고 볶거나 전골로 끓이면 여름의 산뜻함과 가을의 깊은 맛이 한 그릇에 담긴다. 토마토가 남았다면 버섯을 더해 파스타나 스튜로 넘어가 보자. 같은 토마토라도 차게 먹던 여름 방식에서 따뜻하게 끓이는 가을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간다.
굳이 새 조합을 시도하지 않아도 좋다. 평소 하던 애호박볶음에 표고 몇 개를 더하는 정도만으로도 저녁상의 계절감이 달라진다.
날짜보다 확실한 기준은 재료 상태다. 사기 전, 쓰기 전에 아래를 확인하면 실패가 준다.
정리하면, 9월 초의 저녁 장보기는 여름 재료를 신선도로 걸러내고, 버섯 같은 가을 재료를 하나씩 얹는 방향이 현실적이다. 무와 배추가 제대로 오르는 건 10월 이후이니, 그때 다시 메뉴를 손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