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둔살은 소 뒷다리의 순살코기라 지방이 거의 없어서, 스테이크처럼 두껍게 구우면 수분이 빠져 퍽퍽해진다. 부드럽게 먹으려면 결 반대로 얇게 썰고 양파나 배에 재워 연육한 뒤 열을 짧게 주거나 육회·장조림처럼 생으로 또는 푹 익히는 방식이 맞다. 무엇을 만들지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형태로 사는 것이 조리 실패를 미리 막는 판단 기준이다.

우둔살은 소 뒷다리, 엉덩이 안쪽 부위다. 뒷다리 중에서는 가장 연하고 담백한 편이지만, 그만큼 지방이 거의 없는 순살코기다. 문제는 이 지방이 굽는 과정에서 하는 역할에 있다.
지방은 가열되면 녹아 나와 살코기 표면을 감싸고 수분을 붙잡는 일종의 윤활유다. 마블링이 많은 등심이 두껍게 구워도 촉촉한 이유가 여기 있다. 우둔살에는 그 자체 윤활유가 없다. 그래서 스테이크처럼 두툼하게 썰어 센 불에 구우면 속 수분이 순식간에 빠져나가고, 씹을 때 고무 같은 식감이 남는다. 부위를 탓하기 전에 조리 방식이 맞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Miel Protacio
방향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얇게 그리고 결 반대로 썬다. 우둔살을 겉만 살짝 굳을 정도로 냉동실에 두었다가 0.5센티미터 안팎으로 저미면 흐트러지지 않게 얇게 썰린다. 이때 근육 결과 직각으로, 결을 끊는 방향으로 칼을 넣어야 한다. 결을 따라 썰면 섬유가 길게 남아 질겨진다.
둘째, 재워서 연육한다. 다진 양파나 갈아 둔 배에 30분 이상 재우면, 이 재료에 든 효소가 단백질을 분해해 고기를 부드럽게 풀어 준다. 불고기나 주물럭처럼 양념에 재우는 요리라면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셋째, 열은 짧게 주거나 아예 물에서 익힌다. 우둔살은 센 불에 오래 두는 조리와 상극이다. 짧게 볶아 내거나, 장조림처럼 물에 넣고 낮은 온도로 은근히 익히는 쪽이 수분을 지킨다.
같은 우둔살이라도 무엇을 만들 것이냐에 따라 손질이 갈린다.
| 조리법 | 손질 | 익히기 |
|---|---|---|
| 육회 | 결 반대로 가늘게 채썰기 | 생 |
| 장조림 | 덩어리째 삶아 결대로 찢기 | 푹 |
| 불고기·주물럭 | 얇게 저며 양념에 재우기 | 센 불에 짧게 |
가장 잘 맞는 건 오히려 익히지 않는 육회다. 지방이 없어 생으로 먹으면 느끼하지 않고, 씹을수록 담백한 단맛이 도는 부위 특성이 그대로 살아난다. 다만 생으로 먹는 만큼 신선도가 전부다. 육회용으로 살 때는 당일 손질한 것을 사서 그날 먹고, 상온에 오래 두지 않는다. 이 조건이 안 맞으면 육회 대신 익히는 요리로 방향을 트는 게 낫다.
장조림은 반대로 푹 삶은 뒤 결대로 찢어 간장에 조리는데, 이때는 결 반대가 아니라 결을 따라 찢어야 양념이 잘 밴다. 불고기와 주물럭은 얇게 저며 재운 뒤 센 불에 빠르게 볶아 내는 게 요령이다. 다지면 함박스테이크나 산적처럼 아예 다른 요리로도 쓸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두껍게 썰어 오래 굽는 방식만 피하면 된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조리 순서보다 앞선다. 우둔살은 스테이크용 부위가 아니다. 두툼한 구이를 기대하고 사면 십중팔구 실망한다.
반대로 목적이 분명하면 가성비가 좋은 부위다. 육회나 불고기를 할 생각이면 얇게 썰기 좋게 손질된 것을, 장조림을 할 거라면 덩어리로 된 것을 고른다. 무엇을 만들지 정한 뒤 그에 맞는 형태로 사는 것, 그 한 단계가 퍽퍽함을 미리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