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메뉴를 고민하는 대신 주 1회 장보기로 공통 재료 서너 개를 축 삼아 메뉴를 겹치게 엮으면 재고와 고민이 함께 준다. 다진 고기와 닭고기는 냉장 1~5일로 빨리 상하고 양파·대파·계란은 열흘에서 몇 주까지 가므로, 상하는 순서대로 먹도록 메뉴를 배치하는 게 핵심이다. 재료 그룹별로 초반·후반 메뉴를 나눠 짜고 주 후반을 남은 재료 털어내는 날로 두면 버리는 재료 없이 한 주를 마칠 수 있다.

매일 저녁 "오늘 뭐 먹지"가 힘든 이유는 그날그날 메뉴부터 정하기 때문이다. 메뉴를 먼저 고르면 필요한 재료가 매번 달라지고, 조금씩 사둔 채소와 고기가 다 쓰이기 전에 상한다.
순서를 뒤집으면 편해진다. 메뉴가 아니라 이번 주에 돌려 쓸 공통 재료 서너 개를 먼저 정하고, 그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메뉴를 엮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다진 고기, 양파, 애호박, 계란을 축으로 잡으면 볶음밥, 덮밥, 국, 달걀말이가 모두 이 안에서 나온다. 장보기는 주 1회로 줄고, 같은 재료가 여러 메뉴에 들어가니 남기는 양도 준다.

Lisa Fotios
재료를 겹치게 정했다면, 다음은 먹는 순서다. 재료마다 냉장고에서 버티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빨리 상하는 것부터 앞 메뉴에 배치해야 버리지 않는다.
만개의레시피의 보관 기간 정리를 보면 다진 고기는 냉장 3~5일, 닭고기는 1~2일로 짧다. 반면 양파와 대파는 열흘, 계란은 3~5주까지 간다. 그러니 고기와 잎채소가 들어가는 메뉴는 장 본 뒤 2~3일 안에 몰고, 양파·대파·계란처럼 오래 가는 재료는 주 후반으로 미루면 된다.
| 재료 | 냉장 보관 | 언제 쓸까 |
|---|---|---|
| 닭고기·다진 고기 | 1~5일 | 장본 뒤 2~3일 안에 |
| 애호박·버섯 | 5~6일 | 주 중반까지 |
| 양파·대파·계란 | 10일~5주 | 주 내내, 후반에도 |
축을 정했으면 하나의 재료가 여러 요일로 이어지게 묶는다. 다진 고기 한 팩을 샀다면 초반에 제육이나 소보로 덮밥으로 큰 덩어리를 쓰고, 남은 것은 마파두부나 볶음으로 이어 간다. 양배추는 볶음, 국, 겉절이로 돌려 쓰기 좋고, 계란은 어느 메뉴에나 얹을 수 있어 마지막까지 남겨도 무난하다.
묶을 때는 단백질 하나에 채소 두어 개를 붙이는 식으로 짜면 메뉴가 단조로워지지 않는다. 같은 다진 고기라도 어떤 채소와 어떤 소스를 만나느냐에 따라 덮밥이 되고 국이 되니, 재료 가짓수를 늘리기보다 조합을 바꾸는 쪽이 질리지 않고 장보기도 가볍다.
핵심은 한 번에 손질해 두는 것이다. 주말에 채소를 씻어 썰어두고 고기를 소분해 두면, 평일에는 조합만 바꿔 데우거나 볶으면 끝난다. 식약처는 조리한 음식은 2시간 안에 냉장 보관하고 냉장고는 5도 이하로 유지하라고 권한다. 미리 만든 반찬도 이 기준을 지켜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한 주를 깔끔하게 끝내려면 마지막 이틀을 '냉장고 비우기' 날로 비워둔다. 새 메뉴를 넣기보다 남은 재료를 모아 볶음밥이나 국, 전으로 털어내는 시간이다.
그래도 애매하게 남는 재료가 생기면 판단 기준은 두 가지다. 며칠 안에 쓸 자신이 있으면 냉장, 그렇지 않으면 소분해 바로 냉동한다. 다진 고기나 대파는 냉동해도 볶음이나 국에 그대로 쓸 수 있다. 그리고 다음 장을 보러 가기 전, 냉장고에 뭐가 남았는지 먼저 확인하는 습관 하나가 중복 구매와 폐기를 가장 크게 줄인다.
정리하면 메뉴가 아니라 재료를 축으로, 상하는 순서대로, 마지막엔 비우기. 이 세 가지만 지키면 일주일 집밥이 매일의 고민에서 한 번의 계획으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