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초보는 요리 실력보다 재료 선택에서 먼저 실패하기 쉽다. 칼질이 적고 오래 보관되며 응용이 넓은 계란·두부부터 고르면 반찬 없이도 한 끼를 완성할 수 있다. 대파·양파는 사자마자 썰어 냉동하고, 대용량 채소·과일과 특수 재료 구매는 미루는 것이 낭비를 줄이는 기준이다.

자취를 시작하면 마트에서 뭘 담아야 할지부터 막막하다. 요리 실력보다 재료 선택이 먼저 실패를 가른다.
초보라면 딱 세 가지만 본다. 첫째, 칼질이 거의 필요 없는가. 둘째, 며칠 두고 먹어도 상하지 않는가. 셋째, 여러 요리에 돌려쓸 수 있는가.
이 기준을 다 만족하는 대표 재료가 계란과 두부다. 둘 다 그대로 데우거나 부치기만 해도 한 끼가 되고, 밥·간장·김치 같은 흔한 재료와 무조건 어울린다. 냉장고에 이 둘만 있어도 배달을 부르는 날이 확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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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의 벽은 반찬이다. 반찬을 여러 개 만들려니 엄두가 안 나서 결국 시켜 먹는다. 그럴 필요가 없다. 밥 하나에 재료 하나만 얹어도 끼니는 완성된다.
가장 쉬운 출발은 계란밥이다. 따뜻한 밥에 계란 하나를 부쳐 올리고 간장 한 숟갈, 참기름 몇 방울이면 끝난다. 여기에 익숙해지면 밥을 팬에 볶으면서 계란을 풀어 계란볶음밥으로 넘어간다.
두부는 데우기만 해도 반찬이 된다. 물기를 닦아 팬에 노릇하게 굽고 간장에 찍으면 두부구이, 그대로 데워 양념간장을 얹으면 데운 두부다. 칼 없이도 한 접시가 나온다.
한 단계 더 가고 싶으면 냉동 볶음밥 재료를 갖춰두자. 시판 냉동 혼합 채소를 밥·계란과 함께 볶으면 채소를 따로 손질하지 않고도 한 끼에 채소를 챙길 수 있다. 손질된 재료를 파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채소다. 대파나 양파는 거의 모든 요리에 들어가지만, 한 망씩 사면 혼자서는 다 쓰기 전에 물러진다. 자취 냉장고에서 가장 많이 버려지는 게 이 둘이다.
방법은 하나다. 사 오자마자 한 번에 썰어서 냉동한다. 대파는 냉장실보다 냉동실에 두면 훨씬 오래가고, 얼린 채로 국이나 볶음에 바로 넣으면 된다. 양파도 용도별로 썰어 밀폐용기에 담아두면 그때그때 손질하는 수고가 사라진다.
계란은 오래 두고 먹을 것을 냉장고 문 쪽이 아니라 안쪽에 넣는다. 식품안전나라 기준으로도 문 쪽은 온도가 자주 바뀌어 당장 먹을 것만 두는 자리다. 사소해 보여도 신선도가 달라진다.
초보가 첫 장보기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많이, 크게' 사는 것이다. 할인한다고 대용량을 담으면 결국 절반은 버린다. 채소와 과일은 2~3일 안에 먹을 양만 사는 게 낭비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특정 재료도 조심한다. 아보카도는 냉장고에 넣으면 물러지기 쉬워 서늘한 실온에 두어야 하고, 사과는 다른 과일을 빨리 익게 만드는 성분이 있어 따로 보관하는 편이 좋다. 초보가 다루기엔 손이 가는 재료들이다.
레시피 하나 때문에 사는 특수 소스나 향신료도 미루자. 그 요리를 하고 나면 남은 병이 냉장고 구석에서 유통기한을 넘긴다. 지금은 자주 쓰는 기본 재료를 확실히 소진하는 습관이 먼저다.
장보기 전 이 정도만 점검하면 실패가 줄어든다.
거창한 요리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 손이 덜 가는 재료로 한 끼를 완성하는 경험이 쌓이면, 집밥은 그때부터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