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엔 사과·배·포도와 전어·대하가 제철이고, 이 재료들을 밀키트로 사면 손질 없이 챙길 수 있다. 다만 밀키트는 겉포장 이름만으로 산지와 신선도가 드러나지 않아 원산지 표시와 소비기한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손질이 번거롭고 소량이면 밀키트가, 손질이 쉬운 과일이나 여러 끼 먹을 재료라면 원물이 유리하다.
지금 시장과 마트에 가장 흔하게 깔리는 건 사과와 배다. 두 과일 모두 9월 들어 수확이 본격화되면서 물량이 늘고 값이 내린다. 포도는 캠벨을 중심으로 이 시기가 절정이고, 여름 복숭아는 끝물로 접어든다.
채소는 가을 토마토와 가지, 애호박, 버섯이 단단해지는 때다. 밤과 고구마, 대추도 초가을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수산물은 전어와 대하를 빼놓기 어렵다. 전어는 대체로 9월부터 11월까지 제철이고, 대하 역시 9~11월에 살이 오른다. 꽃게와 고등어도 이맘때 맛이 깊어진다. 순천 홍원항이나 홍성 남당항처럼 9월 중순 이후 수산물 축제가 열리는 것도 이 흐름과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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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재료를 밀키트로 사면 손질과 계량이 끝난 상태로 온다. 문제는 그 안에 든 재료의 산지가 겉포장 이름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밀키트는 포장 표시사항과 상품 상세 페이지에 원재료 원산지를 적게 되어 있다. 특히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냉동 육류는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 어느 나라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 전어나 꽃게처럼 제철을 앞세운 수산물 밀키트라면, 실제로 국내산인지 수입·양식인지 표시란을 보는 게 우선이다. 제철이라는 문구와 실제 산지가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
원산지 다음으로 볼 것은 소비기한이다. 냉동 압축형 밀키트는 영하 18도로 계속 얼려두면 비교적 오래 가지만, 냉장 조리완료형은 소비기한이 보통 7~14일로 짧다. 채소가 이미 썰려 있는 냉장 밀키트는 수분이 빠지기 쉬워 하루 이틀 안에 먹는 게 낫다는 지적도 있다. 구매 즉시 냉장고에 넣고 표시된 기한 안에 먹는 걸 기본으로 잡아야 한다.
손질 상태는 전자레인지 조리 여부와 함께 본다. 폴리스티렌 용기나 알루미늄 포일로 싼 제품은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안 될 수 있어, '전자레인지 조리 가능' 표기를 확인해야 한다. 나트륨 함량도 같이 보면 좋다. 양념이 이미 배어 있는 밀키트는 직접 간할 때보다 나트륨이 높은 편이다.
참고로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을 팔거나 기한 표시를 속이면 식품위생법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이다. 표기가 지워졌거나 다시 붙인 흔적이 있는 제품은 피하는 게 안전하다.
밀키트가 유리한 쪽은 분명하다. 전어나 꽃게처럼 다듬는 과정이 번거롭고 실패 위험이 큰 재료, 혹은 한두 끼만 먹을 소량이 필요한 경우다. 재료를 통으로 사면 남아서 버리기 쉬운데, 밀키트는 그 낭비를 줄인다.
반대로 직접 사는 쪽이 나은 경우도 있다. 사과·배·포도처럼 손질이 거의 필요 없는 제철 과일은 밀키트로 살 이유가 적다. 같은 재료를 여러 끼 반복해 먹을 계획이거나, 산지와 신선도를 직접 눈으로 고르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다. 단가만 보면 대개 원물이 밀키트보다 싸다.
정리하면 손질이 어렵고 소량이면 밀키트, 손질이 쉽고 대량이면 원물이다. 제철 재료를 챙기려는 게 목적이라면, 무엇을 밀키트로 두고 무엇을 직접 살지부터 나눠보는 게 실질적인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