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와 양파를 함께 두거나, 실온이 나은 채소를 냉장고에 넣거나, 사자마자 씻어 보관하는 것이 초보 살림에서 가장 흔한 식재료 보관 실수다. 이 방식들은 수분과 저온, 물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도와 보관 기간을 앞당겨 버린다. 재료마다 좋아하는 온도와 습도가 다르므로, 냉장과 실온과 건조를 구분하고 씻는 시점만 바꿔도 버리는 양이 확 줄어든다.

요리할 때 늘 같이 쓰니 보관도 같이 하기 쉽다. 하지만 감자와 양파는 함께 두면 서로를 빨리 상하게 한다. 마른 껍질과 달리 양파는 수분 함량이 약 90%에 이르는 채소다.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는 감자가 이 수분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면서 눅눅해지고, 곰팡이가 피거나 무르는 속도가 빨라진다.
해법은 분리다. 둘 다 바람이 통하는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따로 둔다. 감자 상자에 사과 한두 개를 넣어두면 사과에서 나오는 성분이 싹이 트는 것을 늦춰준다. 양파는 껍질째 망에 담아 걸어두면 공기가 통해 습기가 덜 찬다. 한 번에 많이 사두기보다 상하기 전에 쓸 만큼만 들이는 것도 자취 살림에서는 결국 돈을 아끼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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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넣으면 안전하다는 믿음이 오히려 재료를 버리게 만든다. 대표적인 게 감자다. 감자를 4도 이하에서 오래 두면 전분이 당으로 바뀌는 저온당화가 일어난다. 이 감자를 120도가 넘는 고온에서 튀기거나 구우면 아크릴아마이드가 늘어난다. 발암 가능성이 제기된 물질이라 굳이 만들 이유가 없다.
토마토도 냉장이 손해다. 찬 기운에 숙성이 멈추고 수분이 빠져 특유의 단맛과 식감이 떨어진다. 마늘은 냉장고 습기에 곰팡이가 피기 쉽고, 양파와 가지도 실온을 더 좋아한다. 이들은 직사광선이 없는 서늘한 실온, 대략 5도에서 10도 사이 어두운 곳에 두는 편이 낫다. 냉장이 정답인 재료와 아닌 재료를 나누는 것만으로 손실이 준다. 반대로 우유나 두부처럼 냉장이 필수인 재료를 문쪽에 두는 것도 실수다.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오르내려 안쪽보다 빨리 상하기 때문이다.
깔끔하게 씻어 넣으면 오래갈 것 같지만 반대다. 물기는 무름과 곰팡이의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상추·깻잎·시금치 같은 잎채소는 물기가 남으면 금세 짓무른다. 미리 씻어둔 채소가 며칠 만에 물러버린 경험이 여기서 온다.
잎채소는 씻지 않은 채로 키친타월에 감싸 지퍼백이나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한다. 키친타월이 남은 습기를 빨아들여 신선도를 잡아준다. 세척은 먹기 직전에 한다. 대파나 뿌리채소처럼 물기에 약한 것은 신문지로 감싸 세워두면 더 오래간다. 이 순서만 바꿔도 잎채소 수명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세 가지 실수를 뒤집으면 그대로 원칙이 된다. 장을 본 뒤 이 순서로 정리해보자.
원칙은 하나로 모인다. 재료마다 좋아하는 온도와 습도가 다르다는 것. 이걸 기억하면 같은 장바구니로도 버리는 양이 확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