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1%는 지난해 통신요금 할인이 끝난 역기저효과로 부풀려진 수치이며, 이를 빼면 2.5% 수준이다. 그런데 장바구니가 더 비싸게 느껴지는 이유는 1년 전보다 내린 신선식품이 최근 한 달 새 급등했고 계란·가공식품처럼 자주 사는 품목은 올랐기 때문이다. 헤드라인 지표와 체감 물가가 어긋나는 지점을 알면 어디서 식비를 아낄지 판단하기 쉬워진다.

8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1% 올랐다. 7월 2.8%에서 반등해 두 달 만에 다시 3%대다. 국가데이터처가 9월 2일 내놓은 수치인데, 이 숫자를 장바구니 물가로 곧장 읽으면 오해가 생긴다.
상승분의 상당 부분은 통신비에서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이 통신요금을 절반 깎아 주던 조치가 작년 8월 끝나면서, 올해 8월은 그 반작용으로 휴대전화료가 26.7% 뛴 것으로 잡혔다. 이 통신비 기저효과 하나가 전체 물가를 0.58%포인트 끌어올렸다. 통계기관은 이를 빼면 8월 물가상승률이 2.5%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드라인 3.1%와 체감 사이에 이미 한 겹의 착시가 끼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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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착시를 걷어내도 물가가 편한 것은 아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는 3.4% 올라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자주 사는 품목으로 짠 생활물가지수도 3.2% 상승했다.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바탕에 깔린 물가 압력이 그만큼 남아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핵심은 '언제와 비교하느냐'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2.6% 내려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신선식품 지수도 연간 기준으로는 6.7% 떨어졌다. 통계만 보면 신선식품이 싸진 것이다.
그런데 같은 채소류가 전달과 비교하면 12% 넘게 올랐다. 1년 전 값이 워낙 높았던 탓에 '작년 대비'로는 내렸지만, 지금 장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 '지난달 대비'로는 오른 것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건 1년 전 가격표가 아니라 최근에 오른 값이라, 통계와 체감이 갈린다.
장바구니에 자주 담기는 품목들이 오른 것도 겹친다. 계란은 5.2%, 가공식품은 1.5% 올랐다. 자주 사는 물건일수록 가격 변화가 크게 각인된다.
| 품목 | 전년 동월 대비 |
|---|---|
| 휴대전화료 | +26.7% |
| 석유류 | +14.2% |
| 계란 | +5.2% |
| 가공식품 | +1.5% |
| 농축수산물 | -2.6% |
표를 보면 방향이 엇갈린다는 게 한눈에 들어온다. 크게 오른 건 통신비와 기름값처럼 장바구니 밖 품목이고, 신선식품 전반은 1년 전보다 내렸다. 체감을 끌어올리는 건 그 사이에 낀 계란·가공식품, 그리고 최근 한 달 새 튀어 오른 채소값이다.
숫자를 읽었으니 행동으로 옮길 지점만 추리면 이렇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는 게 좋다. 통신비 기저효과는 시간이 지나면 지표에서 빠지지만, 자주 사는 먹거리 값은 별개로 움직인다. 다음 달 헤드라인 숫자가 내려가더라도 장바구니가 곧바로 가벼워진다는 보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