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집에서 음식이 상하는 원인은 요리 실력이 아니라 한 번에 다 못 쓰는 재료 가짓수다. 계란·두부·양배추처럼 오래가는 재료 한두 가지에 상비 양념만 더하면 10~20분 안에 한 끼가 완성된다. 같은 재료를 다음 끼니로 겹쳐 쓰면 한 번 장보기로 서너 끼를 해결할 수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의 냉장고에서 음식이 상하는 이유는 대개 요리 실력이 아니라 재료 가짓수다. 레시피 하나에 대파, 애호박, 버섯, 파프리카가 조금씩 들어가면 나머지는 쓸 데가 없어 야채칸에서 시들어 간다.
그래서 1인 가구의 집밥은 재료를 늘리는 방향이 아니라 줄이는 방향이 맞다. 계란, 두부, 양배추처럼 오래 두고 여러 끼니에 돌려 쓸 수 있는 재료 한두 가지를 정하고, 나머지는 간장·설탕·마늘 같은 상비 양념으로 채우는 것이다. 아래 세 가지는 모두 주재료가 사실상 하나이고, 조리 시간도 10~20분 안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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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손이 적게 가는 건 계란덮밥이다. 밥 한 공기 기준으로 계란 2개, 양파 1/2개면 충분하다. 양파를 잘게 썰어 기름에 볶다가, 물 1/2컵에 간장 1큰술과 설탕 1/2큰술을 풀어 붓는다.
끓으면 풀어둔 계란을 둘러 넣고 젓가락으로 크게 몇 번만 저어 반숙으로 익힌 뒤 밥 위에 올리면 끝이다. 완전히 익히지 않고 살짝 덜 익은 상태에서 불을 끄면 부드럽다. 여기까지 10분이면 된다. 참치액이나 맛술이 있으면 1작은술 정도 더해 감칠맛을 보태도 좋다.
양배추가 한 통 있다면 계란볶음이 편하다. 양배추 1/4통(약 250g)을 한입 크기로 썰고 계란 3개는 소금을 약간 넣어 풀어 둔다. 팬에 기름과 다진 마늘 1큰술을 볶다가 양배추를 넣고 센 불에서 2분, 계란을 부어 반쯤 익으면 저어 섞고 간장 1큰술과 후추로 마무리한다. 이것도 10분이면 완성된다.
두부 한 모는 조림으로 가면 며칠 반찬이 된다. 두부를 도톰하게 썰어 소금·후추로 10분 밑간하고 앞뒤로 굽는다. 양념은 간장과 물을 3대 3, 여기에 설탕을 그 절반 정도 넣는 비율이 기본이다. 레시피마다 간장 대 물 비율이 3대 3에서 3대 4까지 오가니, 처음엔 간장을 적게 잡고 조리면서 맞추는 편이 안전하다. 다진 마늘과 대파를 더해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조리면 된다. 두부 한 모는 반은 조림, 반은 덮밥으로 나눠도 좋다. 두부 반 모에 계란 2개, 양파를 더해 위의 덮밥 소스로 끓이면 두부달걀덮밥이 되는데, 이때는 조리 시간이 20분쯤 걸린다.
분량은 어디까지나 기준이다. 짜면 물을 더 넣고, 싱거우면 간장을 반 큰술씩 올리며 자기 입맛에 맞추면 된다.
혼자 먹는 집밥의 진짜 절약은 한 끼가 아니라 재료 한 봉지를 어떻게 다 쓰느냐에서 갈린다. 세 메뉴가 계란·양파·간장을 공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렇게 재료를 겹쳐 두면 장을 한 번 봐서 서너 끼를 해결할 수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식단을 짜기보다, 오래가는 재료 두세 가지를 정해 두고 그날 있는 것으로 조합을 바꾸는 편이 혼자 사는 살림에는 오래 간다.
겹쳐 쓰려면 남은 재료를 오래 살려두는 것도 중요하다. 양배추는 통째로 두기보다 쓸 만큼 떼고 심을 파낸 뒤 젖은 키친타월로 감싸 냉장하면 더 오래 아삭하다. 두부는 개봉 후 남으면 물에 잠기게 담아 냉장하고 하루이틀 안에 쓰는 게 좋다. 계란은 뾰족한 쪽이 아래로 가게 세워 두면 신선도가 더 유지된다. 재료를 잘 갈무리해 두면 다음 끼니의 선택지가 그만큼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