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외식 물가는 2.7%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1%보다 낮게 찍혔지만, 이 3.1%는 통신 기저효과가 부풀린 값이라 밑바탕 물가(2.5%)보다는 외식이 여전히 높다. 외식은 인건비·임대료가 얽힌 원가 구조와 시차 때문에 한 번 오르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 항목이다. 지금의 채소값 급등이 몇 달 뒤 밥값에 반영될 수 있어, 신선채소 비중이 큰 메뉴는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편이 낫다.

체감과 달리, 통계상 외식은 8월에 가장 빠르게 오른 항목이 아니었다. 통계청이 9월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에서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2.7%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1%보다 낮은 수치다.
다만 이 3.1%에는 착시가 섞여 있다. 지난해 통신요금 지원의 기저효과로 통신 물가가 16.6% 뛰면서 전체 물가를 0.63%포인트 끌어올렸다. 이 효과를 걷어내면 실제 물가 상승률은 2.5% 수준이다. 그 기준으로 보면 외식 2.7%는 밑바탕 물가보다 오히려 높다. 외식이 유독 튀지 않았을 뿐, 여전히 평균 이상으로 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Le Thanh Huyen
외식비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진짜 이유는 상승 속도보다 방향성에 있다. 외식 가격은 한 번 오르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다.
식당 메뉴 가격은 원재료비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인건비, 임대료, 전기·가스 요금이 함께 얹힌다. 이 항목들은 농산물처럼 오르내리지 않고 대체로 한 방향으로만 움직인다. 실제로 8월 개인서비스 물가는 3.5%, 외식을 뺀 서비스는 4.0% 올랐다. 식당을 둘러싼 비용 전반이 계속 오르는 국면인 것이다. 게다가 메뉴판 가격은 자주 바꾸기 어렵다. 그래서 업주는 원가가 오를 때 한 번에 올리고, 원가가 내릴 때는 굳이 내리지 않는다.
8월에 농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6.7% 하락했고, 농축수산물 전체도 2.6% 내렸다. 원재료가 이만큼 빠졌는데 외식비가 따라 내리지 않는 건 시차 때문이다.
식당은 농산물 가격이 하루 급락했다고 그날 메뉴값을 내리지 않는다. 반대로 원재료가 오를 때도 한동안 버티다가 몰아서 반영한다. 결국 외식 물가는 원재료 등락을 몇 달 늦게, 그것도 오르는 쪽으로만 주로 따라간다. 지금 농산물이 싸다는 사실이 외식비에 반영되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 신경 쓸 대목은 앞으로다. 8월 채소류 가격은 한 달 새 12.4% 뛰었다. 배추가 37.0%, 시금치가 68.2%, 부추가 64.7% 오르는 식이었다. 이 급등이 지금 당장 외식비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시차를 두고 김치나 반찬이 들어가는 식당 원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
즉 외식 물가가 낮게 찍힌 8월 수치는 안심할 근거가 못 된다. 원재료 쪽 압력은 이미 쌓이고 있고, 외식은 그 압력을 뒤늦게 반영하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물가 구조를 알면 지출 판단이 조금 쉬워진다. 지금 국면에서는 다음 기준이 도움이 된다.
정리하면 8월 지표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외식이 전체보다 덜 올라 보여도, 그건 통신 기저효과가 만든 착시이고 외식 특유의 시차 때문이다. 오른 밥값이 다시 내려올 것이라는 기대는 접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