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에서 신선식품은 1년 전보다 6.7% 내렸지만 가공식품과 외식, 생활물가는 오르며 장보기 부담이 좀처럼 줄지 않았다. 다시 100달러를 넘은 국제유가는 마트 가격표에 곧바로 오지 않고 운송·가공을 거쳐 몇 달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과 외식으로 번진다. 채소값 등락보다 자주 사는 가공식품과 배달·외식비의 방향을 지켜보는 것이 실제 흐름을 먼저 알려준다.
기름값이 한동안 내렸는데도 장 볼 때 지갑이 가벼워지지 않았다면, 통계도 그 체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랐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물가는 3.4% 상승해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품목을 갈라 보면 방향이 엇갈린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6.7% 낮았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3.0% 올랐다. 반면 가공식품은 1.5%, 외식은 2.7% 올랐고, 자주 사는 품목으로 묶은 생활물가지수는 3.2% 상승했다. 채소·과일값이 내려도 라면, 과자, 식당 밥값이 오르면 장바구니 체감은 줄지 않는다.
| 항목 | 1년 전 대비 |
|---|---|
| 신선식품지수 | -6.7% |
| 가공식품 | +1.5% |
| 외식 | +2.7% |
| 생활물가지수 | +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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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지만, 그 부담이 오늘 마트 가격표에 바로 찍히지는 않는다. 유가는 수입물가에서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내려오고, 이 경로를 통과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공산품 가격이 생산자물가에 반영되는 데만도 대략 석 달 안팎이 걸린다는 분석이 있다.
식품은 특히 원재료보다 운송·포장·가공을 거치며 기름값을 입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운송 불안에 따른 두바이유가 10%포인트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20%포인트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고유가가 길어지는 시나리오에서는 2027년까지 물가를 밀어 올리는 힘이 이어진다고 봤다. 급등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달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다.
먼저 움직이는 건 기름을 직접 쓰는 항목이다. 8월 교통 물가는 석유류에 힘입어 7.2% 올랐다. 가공식품 안에서도 오름세가 뚜렷한 품목이 있다. 국수는 1년 전보다 12.1%, 시리얼은 14.9%, 스낵과자는 3.2% 올랐다. 이런 품목은 원재료값이 내려도 물류비와 인건비가 얹히면 가격을 잘 내리지 않는다.
반대로 채소·과일 같은 신선식품은 날씨와 작황에 더 크게 흔들려 유가와 방향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기름값 올랐으니 다 오르겠지"라고 뭉뚱그리기보다, 어떤 칸이 먼저 움직이는지를 나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기름값이 한 번 오른다고 다음 주 장바구니가 곧장 무거워지진 않는다. 다만 이 상태가 이어지면, 신선식품보다 가공식품과 외식 쪽에서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 장 볼 때 채소값만 보지 말고, 자주 사는 가공식품의 가격표를 몇 주 간격으로 비교해 보면 흐름이 먼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