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말은 여름 채소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가을 수산물과 과일이 막 오르기 시작하는 교차 시점이다. 옥수수·가지·애호박·복숭아는 지금이 마지막 제철이고, 전어와 대하는 해양수산부가 9월 이달의 수산물로 꼽을 만큼 이제 살이 오른다. 끝나가는 것과 시작되는 것을 나눠 담으면 지금 장바구니를 알차게 채울 수 있다.

8월 말 장을 보러 가면 매대가 어정쩡하게 느껴진다. 여름 내내 흔하던 채소는 슬슬 끝물 티가 나고, 가을 것들은 아직 본격적이지 않다. 그래서 지금은 '끝나가는 여름 재료'와 '막 오르기 시작한 가을 재료'를 나눠서 담아야 하는 시기다.
기준은 단순하다. 옥수수·가지·애호박·복숭아처럼 여름이 제철인 것들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에 가깝고, 전어·대하·무화과·포도처럼 가을로 넘어가는 것들은 이제 막 맛이 오르기 시작한다. 이 두 갈래만 구분하면 지금 장바구니를 알차게 채울 수 있다.

Vera Rishkevich
먼저 곧 자취를 감출 것들부터 챙기는 게 좋다. 옥수수, 가지, 애호박, 오이, 토마토는 여름이 제철인 채소다. 9월로 넘어가면 가격이 오르거나 맛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지금 단맛과 물기가 가장 좋을 때 사두는 편이 낫다.
복숭아도 마찬가지다. 복숭아는 대체로 8월에서 9월 초까지가 절정이고, 이후엔 물량이 줄어든다. 딱딱한 복숭아를 좋아하면 지금, 무른 것을 좋아하면 며칠 후숙해서 먹으면 된다.
조리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옥수수는 삶거나 쪄서 그대로 먹고, 남으면 알을 발라 밥이나 전에 넣는다. 가지는 기름에 구워 간장 양념을 얹거나 여름 끝의 냉국으로, 애호박은 전과 된장국에 넣으면 지금 재료의 물기를 그대로 살릴 수 있다.
가을 쪽에서 가장 먼저 챙길 것은 전어와 대하다. 해양수산부는 전어와 대하를 9월 이달의 수산물로 선정했다. 두 가지 모두 이맘때부터 살과 지방이 올라 맛이 가장 좋아진다는 뜻이다.
전어는 가을을 대표하는 별미로, 이 무렵 지방이 올라 고소해진다. 구워 먹어도, 회로 먹어도 좋다. 대하는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 시기라 소금구이가 기본이고, 튀김이나 찜, 회로도 즐긴다. 구이 후 남은 머리는 버터에 구우면 버릴 것이 없다.
대하를 살 때는 양식 흰다리새우와 헷갈리기 쉽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대하는 머리의 뿔이 코끝보다 길게 나오고, 수염이 몸통보다 길며, 꼬리가 초록빛을 띤다. 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과일은 무화과와 포도가 지금 좋다. 무화과는 8월 말부터 물량이 늘어 이맘때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고, 오래 두면 금방 무르니 산 뒤 며칠 안에 먹는 게 낫다. 포도는 9월이 성수기라 당도가 높다. 무화과는 그대로 먹어도 좋지만, 치즈나 생햄과 곁들이면 늦여름다운 한 접시가 된다.
정리하면 이렇다. 여름의 끝물을 잡을지, 가을의 초입을 맛볼지에 따라 담을 것이 갈린다.
한 번에 다 살 필요는 없다. 이번 장에서는 곧 사라질 여름 채소를 우선 담고, 전어나 대하로 가을 밥상을 한 번 열어보는 정도면 지금 시기를 알차게 쓰는 셈이다.